(서울=연합인포맥스) 증권팀 = 올해는 한마디로 국내 증시에서 '개인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 해였다.

작년부터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코스피는 처음으로 3,000이란 숫자에 도달했다.

증권사들도 개인 리테일 및 기업공개(IPO) 활황에 순이익 1조원을 넘기도 했으며, 사상 처음으로 자기자본 10조원의 증권사가 탄생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도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이나, 반 공매도 운동 등 개인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 사상 첫 '삼천피'

코스피는 올해 1월 6일 장중 처음으로 3,027.16까지 올라 3,000선 시대를 알렸다. 이후 다음날인 1월 7일 코스피는 종가 3,031.68을 기록했다.

올해 1월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22조3천38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는 이어 올해 6월 25일 장중 3,316.08을 고점으로 기록한 뒤 3,000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통화 완화 정책이 점차 긴축 및 축소 방향으로 돌아서면서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고하저' 흐름을 진단하고 있다.

◇동학개미에서 서학개미로

올해는 '동학개미'와 '서학개미'란 말까지 만들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이 거셌다. 주식 활동계좌도 5천500만 계좌를 넘어섰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개인 투자자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70조원, 12조원을 넘기도 했다.

해외시장에서도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다.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증권 보관 금액은 지난 11월 1천21억3천만 달러로 1천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결제금액 또한 4천412억2천만 달러로 작년 3천223억9천만 달러보다 36.4% 늘어나기도 했다.

◇올해 자본시장 인물은 '유튜버'

개인들의 투자 활동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증권 유튜브 또한 인기를 끌었다. 증시 전문가들이 짚어주는 증권 관련 내용이 유튜브라는 접근성 좋은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전달됐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오건영 신한은행 부부장, 박병창 교보증권 부장 등 증권가에서는 새로운 유튜브 스타들이 탄생하기도 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나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또한 유튜브 유명 인사다.

이에 증권사에서도 자체 유튜브 채널을 강화해왔다. 리서치센터 모닝 미팅을 라이브로 송출하기도 하고, 애널리스트들이 유튜브에 출현해 증시와 섹터를 설명한다. 각종 자산관리 세미나도 유튜브로 진행하는 등 유튜브는 증권사들이 투자자들과 마주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했다.

◇'쉽게 더 쉽게'…MTS 개편 전쟁

주식을 거래하는 과정에서도 증권사들이 간편함을 추구하고 있다.

신생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은 올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출시했다. 어려운 용어를 쉽게 설명하고, 그래프도 보기 간단하게 바꾸는 등 기존 모델과 차별화를 뒀다. 이에 초보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토스증권은 활동계좌 400만 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형 증권사들도 간편함에 뛰어들었다. 삼성증권과 KB증권은 간편투자앱을 출시했고, 신한금융투자도 MTS를 개편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핀테크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도 MTS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대중부유층'이 뜬다

개인 투자자의 증가로 증권사들은 기존 고액 자산가 영업을 강화하는 한편, 대중 부유층에 대한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고액 자산가와 달리 대중부유층은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작다. 나이도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다 보니 정보기술(IT) 기기에도 친숙하고 새로운 투자 정보도 쉽게 받아들인다.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증권업이 자산관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주식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수료를 없애기도 하는 등 투자자 유치를 경쟁하고 있다.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새로 오픈하고, 전문투자자들을 위해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따상'의 꿈, 공모주 열풍

개인들의 자금은 IPO 공모주 청약으로도 이어졌다.

올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80조9천억원이라는 가장 많은 청약 증거금을 모았다.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 63조6천억원, 카카오뱅크 58조3천억원, 현대중공업 55조8천억원 등 공모주를 받기 위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다.

투자자들은 공모주에 대해 상장 이후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를 기록한 뒤 상한가까지 도달하는 '따상'을 기대하고 투자했다. 이후 주가가 하락한 기업들도 많아 공모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증권사, 순이익 1조원 시대

작년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증권사들이 순이익 1조원을 향해 나아갔다. 증시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면서 투자 활동이 대폭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조2천43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IPO에 따른 지분법 이익도 포함되며 순이익이 대폭 늘어났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은 누적 순이익 9천931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증권은 누적 순이익 8천217억원, NH투자증권 누적 순이익 7천943억원, KB증권 5천474억원 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韓 골드만삭스' 미래에셋 자기자본 10조 돌파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증권업계 최초로 자기자본 10조원 고지를 돌파했다.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미래에셋증권의 자본은 10조1천401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999년 자본금 500억원에 설립됐다. 약 20년 만에 자본이 200배 늘어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을 인수한 뒤 지난 2017년 초대형 IB로 성장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성장과 발전을 예상했다면서 자기자본 10조원 돌파에 대해서는 특별할 게 없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사모펀드 그 후…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증권시장이 커지면서 투자자의 권리 또한 중요해졌다. 특히 작년 사모펀드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투자자 보호에 대한 인식이 더욱 커졌다.

이에 올해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처음으로 시행됐다.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등이 강조됐다. 증권사도 금소법 준수를 위해 소비자보호본부 조직을 정비하기도 했다.

대형사 중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이 '모든 고객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고객 동맹 실천 선언식을 열기도 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와 라임 등 불완전판매 논란이 있었던 사모펀드 투자 원금 100%를 선 보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反 공매도 운동, KSB

해외 공매도 헤지펀드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월스트리트베츠(WSB)' 운동이 나타났다.

이에 영향받아 국내에서도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를 중심으로 K스트레트베츠(KSB) 운동이 이어졌다.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 등 종목을 중심으로 K스트리트베츠 운동이 펼쳐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시 영향으로 그간 공매도는 제한됐다. 지난 5월 1년 2개월 만에 일부 대형 종목을 중심으로 공매도가 재개됐다. 공매도는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벗어나기 위해 금융당국은 개인대주제도를 개편하기도 했다.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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