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ISSU 리포트] ⑨ 공룡 IT기업의 독과점, 공정경쟁 어렵고 소비자 종속화로 이어져

사진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현장에 마련된 카카오프렌즈 홈킷 부스 전경 [자료사진=카카오IX]
사진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현장에 마련된 카카오프렌즈 홈킷 부스 전경 [자료사진=카카오IX]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많은 일이 온라인 환경으로 전이되고 있다. 음식점을 찾아가는 것보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문을 하는 것이 더 익숙해지고, 방안에서 노트북을 켜면 근무를 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IT기업들은 팬데믹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실적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는 2021년 3분기 영업익이 전년비 30.9% 상승했다. 특히 검색을 넘어 확장한 사업 분야인 쇼핑, 핀테크, 콘텐츠 등의 성장세가 눈여겨볼만 한데, 2분기 서치 플랫폼 외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카카오의 경우에도 확장 사업이 기세를 이어간다. 카카오 또한 2020년 4분기 실적자료에서 신사업 부문의 매출이 전년비 97% 증가한 1,740억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화려한 성장 속에서 기업들의 독과점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검색엔진과 메신저로 시작한 ‘플랫폼’ 사업자라는 것이 본 논란의 핵심이다.

네이버의 검색 사업은 점유율 54%로 국내 시장의 과반수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며, 카카오의 카카오톡은 국내 시장의 99%이상을 점유함으로써 두 기업은 각각의 사업 분야에서 독과점을 이뤄냈다. 

각 분야에서 점유율을 확보한 빅테크 기업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기에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횡포가 사회문제로 자리한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20대들의 생활 속 카카오와 네이버가 어떻게 자리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독과점에 대한 그들의 생각에 대해 2회에 걸쳐 알아본다.

◆20대의 세상을 이루는 ‘카카오 유니버스’ 
대학생 K씨(22세)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카카오톡 알림을 확인하고 밀린 톡을 보낸다. 카카오톡에 생일 알림이 뜬 친구에게 축하 톡을 보내며 카카오톡 내 선물하기를 통해 선물을 보낸다. 모처럼 공강인 날에는 염색을 하기 위해 친구에게 추천을 받은 카카오헤어샵을 통해 미용실을 예약한다. 웰컴쿠폰이 있어 저렴한 가격에 예약을 잡았다. 

나갈 준비를 마치고 미리 집에서 카카오택시를 잡아 시간에 맞춰 집 밖으로 나갔다. 택시 안에서 다음카카오로 웹서핑을 하고 밀린 카카오웹툰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편의점에서 카카오페이로 먹을거리를 사고 집으로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한다. 

[디자인=최소윤]
[디자인=최소윤]

K씨는 자신의 하루에 카카오가 이렇게 많이 스며들어 있는지 몰랐다고 말하며 카카오 유니버스 세계에 대해 공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카카오를 많이 사용하는 K씨도 카카오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존재했다.

“몇 달 전, 네티즌이 만든 카카오장례서비스 광고를 본 적이 있는데 장례서비스가 카카오 이모티콘과 카카오 송금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실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라이언을 내세워 곳곳에 사업을 넓히는 카카오에 대해 온전히 긍정적이지는 않게 보여지네요.”

K씨는 카카오택시의 콜 거부, 수수료 인상 등의 문제도 짚으며 카카오로 인해 삶이 편리해진 점이 있지만 요즘은 카카오로 세상이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며 독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답했다. 

◆20대가 살아가는 ‘네이버 공화국’
대학생 L씨(24세)는 일어나자마자 네이버 메일을 체크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친구와 만나기로 한 L씨는 오늘 만나서 어디에 갈 지 논의하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에서 ‘신촌 맛집’을 열심히 검색했다. 친구를 만나러 지하철을 타고 가는 길, 약간의 지루함을 느끼고 그동안 사고 싶었던 신발을 네이버 쇼핑에서 찾아본다. 

약속 장소에서 친구를 만난 L씨는 아까 봐둔 식당에 가기 위해 네이버 지도에서 길찾기 기능을 활용했다. 도착한 식당에서 네이버 QR체크인을 통해 빠르게 입장하고, 맛있게 식사를 했다. 나중에 집에 도착한 L씨는 네이버 웹툰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L씨는 본인이 하루 동안 주로 사용하는 네이버 서비스를 간략하게 꼽으며 “보통 하루에 5-6개의 네이버 앱들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서비스가 하루 동안 사용하는 앱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네이버 L씨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디자인=최소윤]
[디자인=최소윤]

네이버가 국내 플랫폼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으나 네이버를 사용하고 있는 20대들은 이를 거의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학생 K씨(23세)는 “네이버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딱히 생각해본 적 없다.”라고 말하며 이미 네이버에 깊이 스며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룡 IT기업의 독과점, 네트워크 탄 서비스는 사용자는 종속화(lock-in)
독과점이 나타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새로운 시장 형태로 나타난 ‘플랫폼 사업’의 특징 때문이다. 플랫폼 비즈니스(platform business)는 네트워크를 통해 사용자들이 제약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일종의 중개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러한 플랫폼의 역할을 하는 IT기업들은 다른 분야의 시장으로 그 지배력을 옮기는 ‘시장 지배력 전이’를 쉽게 이뤄낸다. 그 이유는 ‘네트워크 효과’와 ‘락인(lock-in) 효과’에 있다. 한 이용자의 소비가 다른 이용자들의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 효과로 사용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용자가 많은 소수의 플랫폼으로 몰리고, 시장은 독과점의 성격을 지니게 된다. 

네트워크 효과로 플랫폼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한 기업들은 락인 효과를 통해 또 다른 사업으로 확장한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서비스의 론칭은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유저를 유입하는 것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존에 검색·메신저를 충성도 높게 사용하고 있던 이용자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들은 다른 사업자들과는 달리 새로운 이용자를 찾기 위해 힘쓸 이유가 없다. 

카카오톡을 이용한다면 자연스레 카카오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하게 되며, 네이버 포털사이트를 애용하던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한 채 ‘네이버 지도’를 사용하게 된다. 이처럼 IT기업들의 독과점적 지배력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다른 사업 분야까지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이용자는 쉽게 ‘종속(lock-in)’된다.

◆이중적 지위 남용…신규사업자는 ‘포기’하고 기존 사업자는 ‘울고’ 
하지만 문제는 플랫폼 사업자였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플랫폼 내에서 경쟁을 시작하며 심화되었다. 플랫폼 사업자는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해주는 매개 역할만을 담당하고 있었으나, 현재 플랫폼 내에서 판매자 역할까지 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러한 플랫폼 기업들을 두고 ‘이중적 지위’를 지녔음을 꼬집는다. “시장을 선점한 소수 플랫폼의 독과점 구조가 굳어지고, 힘의 불균형으로 각종 불공정거래가 발생하는 등 많은 부작용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게 공정위의 지적이다. 

플랫폼 기업들은 시장의 신규 진입을 방해하고, 기존 산업의 생태계를 무너뜨린다는 데에서 문제시 되고 있다. 우선 플랫폼 사업자들은 신규사업자의 진입에서 장벽이 된다. 독과점 기업들은 해당 산업 분야에서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하게 된다는데 있어 불공정 문제가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재 제공하는 서비스 또는 제품의 품질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에 달려있다. 따라서 신규사업자는 불리한 위치에서 경쟁을 시작하게 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장벽은 강화되면서, 공룡 테크기업이 진출한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자들이 새로 출발을 도모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일로 전락한다. 이러한 경향은 산업 발전에 대한 의욕 저하를 불러일으키며, 이는 결과적으로 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문제와 직결된다.

(왼쪽부터) 문선민, 유지은, 최소윤 연세대 ISSU 학회원
(왼쪽부터) 문선민, 유지은, 최소윤 연세대 ISSU 학회원

기존 사업을 밀어낸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기존 산업에 플랫폼 산업이 등장하는 순간, 로컬 단위에서 경쟁하던 사업자들은 갑작스레 전국, 전세계 단위의 경쟁과 맞닥뜨린다. 

산업의 발전에 따라 천천히 성장하던 기존 사업자에게 뒤바뀐 시장 생태계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거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양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대기업에 밀려 기존 사업자들은 발전을 도모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도태되고 만다. 이러한 플랫폼 대기업의 독주는 또 다른 시장에서 독과점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공공재인 인터넷을 타고 성장한 플랫폼 산업은 엄연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기에 그간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독과점에서 시작한 문제는 시장 내의 경쟁자들을 거쳐 소비자들의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이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며 그 문제점이 실생활에서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문 선 민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유 지 은
연세대학교 철학과 최 소 윤


“연세대학교 IT경영학회 ‘ISSU(Information System SIG of Undergraduate)’ 학회원 17명이 IT비즈뉴스(ITBizNews)와 2021년 2학기 동안 팬데믹이 견인한 경제사회 구조의 변화상과 IT기술이 제시하는 미래사회 키워드, 윤리적 이슈 등을 주제로 스터디를 진행했다. MZ세대 시선에서 보는 전망과 고민을 담고자 원본 그대로 약 2주간에 걸쳐 전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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