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지역 대리점에서 판촉 중인 애플TV.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SK텔레콤 지역 대리점에서 판촉 중인 애플TV.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글로벌 OTT 넷플릭스를 정식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국내 IPTV는 KT와 LG유플러스다. 디즈니+는 단독 계약에 의해 LG유플러스의 IPTV에서만 볼 수 있다. 그렇기에 SK브로드밴드(이하 SKB) 이용자들은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IPTV로 시청할 수 없다. 특히, 넷플릭스와 SKB는 ‘망 이용료’ 관련 소송전으로 서로에게 날이 서 있다.   

그런데, 이 기업들의 가운데에 애플이 자리하면서 SKB와 넷플릭스 그리고 디즈니+는 본의 아니게 ‘비즈니스적으로’ 협력하는 관계가 형성됐다. 대체 어떤 관계일까? 

“넷플릭스, 디즈니+ 볼 수 있어요” SKB의 ‘애플TV’ 판촉 

지난 10월 25일 SKB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IPTV 플랫폼 최초로 애플과 협력해 Apple TV 4K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SKB는 애플의 OTT 서비스 Apple TV+를 제공하는 셋톱박스 ‘Apple TV 4K’의 국내 유통을 맡게 됐다. 두 기업의 상호 계약에 의해 Apple TV 4K 셋톱박스에는 ‘B tv’ 앱이 탑재되며, 일부 SKB 셋톱박스에는 ‘Apple TV’ 앱이 자동으로 설치된다. 

이에, 현재 SK텔레콤·SKB의 각 지역대리점은 Apple TV가 결합된 B tv의 인터넷-IPTV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Apple TV 앱을 통해 TV에 설치된 디즈니+와 넷플릭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Apple TV 앱을 통해 TV에 설치된 디즈니+와 넷플릭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Apple TV 앱으로 구동한 디즈니+.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Apple TV 앱으로 구동한 디즈니+.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관계가 전개된다. 원칙적으로 SKB의 IPTV 셋톱박스를 통해서는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이용할 수 없다. 그러나 SK의 통신대리점에서 Apple TV서비스를 제공하는 SKB 셋톱박스를 구매하거나 TV 회선을 추가해 Apple TV 4K 셋톱박스를 설치하면 SKB 이용자들도 앱스토어에서 넷플릭스와 디즈니+ 앱을 다운로드 받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격한 소송전으로 치달은 SKB와 넷플릭스의 관계나 LG유플러스와 독점계약을 맺은 디즈니+를 고려하면 이러한 관계는 재미있다. 이 사이에는 애플이 있다. 

현재 SKB는 Apple TV 4K를 통한 B tv의 확대를 위한 요금할인 및 일정기간 Apple TV+ 무료 이용권 제공 등 혜택으로 매우 공격적인 판촉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SKB를 통해 판매되는 Apple TV 4K 셋톱박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SKB를 통해 판매되는 Apple TV 4K 셋톱박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SKB·넷플릭스 “비즈니스는 비즈니스일 뿐”

흥미로운 것은 SKB와 넷플릭스 각자는 애플을 사이에 둔 ‘묘한 협력관계’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SKB 관계자는 “오픈 플랫폼인 ios를 통해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앱을 다운받아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에 제한을 둘 이유는 없다”라면서 “별도의 셋톱박스를 구매해 국내에서는 이용할 수 없는 콘텐츠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는 ‘구글 크롬캐스트’ 등과 비슷한 구조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SKB와 애플 사이의 정식 계약 관계에 의해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해 우리가 문제를 제기할 이유는 없다”라면서 “법적으로는 대결 관계에 있을지라도, SKB와 넷플릭스 그리고 디즈니+ 모두 가능한 많은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비즈니스적 관점은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