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쏘카 앱 화면. (사진=각 사 앱)
▲ (왼쪽부터)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 쏘카 앱 화면. (사진=각 사 앱)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에 이어 쏘카의 ‘미래 모빌리티 로드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선 3사가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경쟁을 이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각각이 그리는 미래를 정리해봤다.

카카오모빌리티, 'MaaS' 플랫폼으로 진화...목표는 '이동 없는 도시'
카카오모빌리티의 목표는 MaaS(Mobility as a Service) 플랫폼이다. MaaS는 서비스형 모빌리티로 모든 교통수단을 하나의 통합된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용자가 이동 계획에서부터 예약, 결제 등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통합적으로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부터 ‘카카오T’를 통해 MaaS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본격화했다. 지난해 9월 카카오T 시외버스와 올해 2월 카카오T 기차를 각각 출시하며 광역교통수단과의 연결을 통해 예매와 결제, 발권 등 전 과정을 카카오T로 가능케 했다. 이어 지난 6월엔 카카오T 항공을 출시했다. 현재 카카오T에 있는 서비스는 이 외에도 택시, 바이크(전기 자전거), 대리, 퀵/택배, 마이카, 셔틀 등이 있다. 여기서 마이카는 주차, 방문세차, 발레, 전기차 충전, 내차팔기 등의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를 위해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주차장 운영업체 ‘GS파크24’를 인수하기도 했다. 또 렌터카 중개 플랫폼 ‘딜카’ 인수에 이어 지난 3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렌터카 대여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달엔 UAM(도심항공교통, 일명 플라잉카)을 선보이기 위해 글로벌 기체 제조사 ‘볼로콥터’와 MOU를 체결했다. 양사가 진행 중인 공동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국 시장에 최적화한 UAM 운영 모델을 제시하고 상용화 준비 작업에 착수한다. UAM 서비스 역시 카카오T에 들어갈 예정인데, 이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앱 하나만으로 끊김 없는 이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려 한다.

쉽게 말해 지상·상공·개인·대중 교통수단 등을 모두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과 서비스의 고도화도 진행 중이다. 현재 세종시에서 자율주행 유상 서비스를 제공 중이고, 판교에선 올 연말 론칭을 목표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 (사진=카카오)
▲ (사진=카카오)

구체적 미래는 이동이 필요한 경우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스마트 도시’다. 카카오T뿐만 아니라 ‘카카오내비’ 등을 통해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이동을 일상화한다는 목표다. 더 나아가 이루고자 하는 건 ‘이동이 없는 도시’다. 사람이 직접 이동하지 않고 카카오T를 통해 사물이나 서비스를 부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비의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물류 산업에 제공하면서 사물 이동 관련 빅데이터도 모으고 있다.

티맵모빌리티, 강점인 '내비' 기술로 '비운전자' 서비스도 강화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7일 ‘국민 내비게이션’에서 내년엔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단 목표를 밝히며, 티맵의 앱 UX(사용자경험) 전면 개편 소식을 알렸다. 단순 길 안내를 넘어 역시 ‘이동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단 것이다. 특히 이전 티맵이 운전자 중심 서비스였다면, 앞으론 모두가 새로운 이동 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사용성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같은 MaaS 플랫폼의 실현이다.

이에 티맵 앱 상단에 대리운전, 킥보드(지쿠터, 씽씽), 전기차 충전, 렌터카(내년 도입 예정으로 카모아와 제휴), 주차(예정) 등 다양한 서비스가 위치하게 됐다. 하단엔 T지금, 운전생활 등의 카테고리가 있다. T지금은 실시간 데이터에 기반한 장소 랭킹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실 사용이력을 기반으로 한 추천을 통해 이동 계획단계에서부터 탐색, 이동, 도착까지의 모든 경험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운전생활 탭에선 길 안내 서비스 외 운전자들이 누릴 수 있는 유용한 부가 서비스들을 제공한다. 운전습관이나 내차관리, 출장세차, 내차팔기 등이다. 더불어 MY 탭을 통해 이동 경험을 관리할 수 있게 했는데 화물차, 전기차 등 본인의 차량 정보를 설정해 놓으면 그에 맞는 검색 결과와 맞춤형 경로를 안내해 준다. 압도적 내비게이션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운전자 대상 서비스 강화도 놓치지 않으려는 행보다. 이 외에도 이동 중 물건을 주문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티맵 픽업, 구독 서비스 티맵 플러스 등을 선보이고 있다.

역시 UAM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앞서 지난달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 등과 함께 2025년 수도권 UAM 상용화를 위한 운용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이와 함께 시연 행사를 진행한 바 있는데, 티맵모빌리티는 UAM과 우티(UT) 택시를 연계해 끊김 없는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UAM 도착 시간에 맞춰 지상에 우티 택시가 미리 도착해 대기하는 식이다.

▲ 지난달 진행한 UAM 비행시연 행사. (사진=티맵모빌리티)
▲ 지난달 진행한 UAM 비행시연 행사. (사진=티맵모빌리티)

다만 카카오모빌리티와 다르게 티맵모빌리티의 택시 호출 서비스는 티맵 앱이 아닌 우티 앱을 통해 별도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4월 우버(Uber)와 합작회사 우티를 설립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우티 앱을 지난 11월 출시했다. 티맵의 뛰어난 내비게이션 기술과 전 세계에서 다년간 실제 운행을 통해 증명된 우버의 우수한 기술을 결합해 목적지까지 빠르고 효율적인 여정을 제공하려는 목적이다. 특히 우티와 우버앱을 통합 연동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에 국내 우티앱 이용자들은 해외서도 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외국인도 한국에 왔을 때 우버앱을 통해 우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차별화되는 건 티맵모빌리티의 또 다른 핵심 사업 분야 가운데 하나인 ‘티맵오토’다.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해 통합 인포테인먼트(IVI)를 제공하는데, 지난 9월 볼보의 ‘더 뉴 볼보 XC60’에 탑재된 바 있다. 티맵오토는 스마트폰 연결없이 자동차에 직접 설치된 차량용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기반으로 티맵모빌리티 앱 내 서비스를 차량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행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쏘카, '스트리밍 모빌리티'로 차별화..."소유보다 공유가 합리적"
차량 호출 서비스인 ‘타다’를 떼어낸 쏘카는 카셰어링(차량 공유) 부문에 집중한다. 이와 함께 제시한 개념이 ‘스트리밍 모빌리티’ 서비스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이용자의 필요와 취향에 맞게 언제 어디서나 제공되는 이동 서비스를 말한다. 쏘카는 MaaS가 공급자 중심적인데 반해, 스트리밍 모빌리티는 소비자 중심적이라고 설명한다. 단순히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에 대한 ‘경험’을 전후로 맥락까지 포함해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역시 이러한 경험을 향상하기 위해 포트폴리오의 다양화에 집중한다. 그 결과로 내년부터 쏘카 앱을 ‘슈퍼앱’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역시 쏘카 앱 내에 공유 차량뿐 아니라 기차, 항공, 전기자전거(일레클), 주차 등의 서비스까지 넣어 총체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일 쏘카는 온라인 주차 플랫폼 ‘모두의주차장’을 인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는 캠핑카 서비스도 테스트 중이고, 중소렌터카 기업들과의 상생 전략도 준비 중이다.

물론 타다를 완전히 버리는 것도 아니다. 타다의 2대 주주인 쏘카는 타다와 계속해서 적극적인 협력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쏘카와 타다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패스포트’를 계속 유지한다. 실제로 이달 13일부터 쏘카가 제주공항과 중문 관광단지 사이에서 운행하는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는 타다 앱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자율주행 역시 쏘카가 집중하는 부문인데, 2027년 쏘카 차량에 자율주행 서비스를 전면 도입한다. 앞서 쏘카는 지난 2018년 완전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에 시드 투자를 했고, 지난해 12월 추가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양사는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3만2000대 가량의 차량을 직접 구매해 운영하고 있는 쏘카는 이를 통해 차량과 이용자 데이터를 각각 수집해왔는데, 이에 기술 개발과 함께 자율주행 기술을 가장 먼저 상용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거라 자신하고 있다. 2024년까진 차량 5만대 도입이 목표다. 여기에 쏘카존 확대뿐 아니라 내년엔 예약하면 차량이 찾아오는 부름 서비스 편도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인데, 자율주행까지 가능해지면 쏘카가 그리는 소비자 중심 스트리밍 모빌리티 서비스 실현에 더욱 가까워지는 셈이다.

▲ 미래 쏘카스테이션. (사진=쏘카)
▲ 미래 쏘카스테이션. (사진=쏘카)

자체 차량 구매로 또 실현할 수 있는 것이 티맵모빌리티와 같은 IVI다. 특히 쏘카는 공유 차량에 IVI를 전면 도입해 개인화된 경험을 차량 내에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쏘카 앱 내에 다양한 서비스가 보이지 않지만, 내년 슈퍼앱을 목표로 쏘카는 인수합병 등을 적극적으로 하며 다양한 파트너들과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생태계를 만드는 동시에 ‘패스포트 얼라이언스’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서비스들을 구독 상품으로 엮어 강력한 가치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자율주행 시대엔 차량 구독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카셰어링에 집중하는 건 쏘카가 그리는 미래가 교통과 환경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동화, 자율주행 등 기술 혁신만으론 해결되지 않는 이슈라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도시 전체 차량 수를 줄이고 차량 한 대당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 한다. 이를 위해 데이터 수집 및 분석으로 배차 최적화를 이뤄 차량을 소유하는 것보다 공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느끼게 하는 걸 목표로 한다. 더불어 V2G(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을 전력망으로 전송) 기술을 통해 쏘카스테이션에서 대기하고 있는 차량의 유휴전력을 주변 빌딩에 판매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에 맞춰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며, 2027년 차량을 100% 친환경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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