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가입시 수수료면제·경품까지, 해지시 금전적 불이익 주의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새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시중은행과 지방은행들이 막바지 '개인형 퇴직연금(IRP)'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비대면으로 IRP를 가입하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주는 한편, 추첨을 통해 식음료 쿠폰과 각종 경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도해지시 금전적 불이익이 따르는 만큼, 금융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연말정산 시즌 세액공제를 노리는 '세테크족(族)'을 겨냥해 IRP 판촉에 나서고 있다. IRP는 근로자가 퇴직시 퇴직급여를 이전받거나, 연말공제 목적으로 자비로 납입하는 퇴직연금계좌를 뜻한다. 

   
▲ IBK기업은행은 지난 10일부터 비대면 IRP 가입자에게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고 밝혔다. / 사진=기업은행 제공


연간 700만원까지 납입하면 세액공제로 납입금의 13.2~16.5%를 환급받을 수 있다. 최대 실수령액은 115만 5000원에 달한다. 만 50세 이상 가입자는 세액공제 한도가 한시적으로 최대 900만원까지 확대돼 연간 최대 148만 5000원의 세액공제를 누릴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말 IRP 적립금은 총 42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 연말 34조 4000억원 대비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최근 경쟁적으로 내세우는 혜택은 비대면 가입자 수수료 면제혜택이다. 통상적으로 은행들은 IRP 계좌의 적립금에 대해 운용관리 및 자산관리 명목으로 연간 일정률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업계에 따르면, 가입자가 부담하는 합산수수료는 금융사별로 연간 0.1~0.5%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은행권은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신규 고객에게 수수료 면제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IBK기업은행은 지난 10일부터 비대면 IRP 가입자에게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고 밝혔다. 기은 모바일뱅킹과 인터넷뱅킹으로 가입한 신규고객과 기존 비대면 가입자에게도 동일하게 수수료를 면제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월부터 수수료 전액 면제를 내걸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 연말까지 비대면 IRP 신규 가입자에게 감사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조건을 충족한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다이슨 퓨어 휴미디파이, 삼성 큐브 공기청정기, 편의점·스타벅스 모바일쿠폰 등을 제공한다.

   
▲ BNK부산은행은 지난 8월3일 주요 은행권 중 최초로 수수료 면제를 내걸어 고객 유치에 나섰다. / 사진=부산은행 제공


지방은행은 시중은행보다 훨씬 일찍이 비대면 가입자를 대상으로 수수료 면제 경쟁에 나섰다. BNK부산은행은 지난 8월3일 주요 은행권 중 최초로 수수료 면제를 내걸어 고객 유치에 나섰다. 계열 은행인 BNK경남은행도 지난 8월17일부터 비대면 채널을 통한 개인형 IRP 가입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인적립금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 10월부터 인터넷과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에서 가입한 고객에게 운용관리수수료와 자산관리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는 비대면 채널에서 계좌를 신규 가입한 고객 중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모바일 쿠폰 등 경품을 증정하고 있다. 이벤트는 내년 1월 21일까지 진행된다. 

주요 은행들이 수수료 면제를 비롯해 각종 경품을 제공하며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지만 주의도 요구된다. IRP가입자가 계좌를 중도해지하면 세액공제로 받은 자기부담금·운용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로 16.5%, 퇴직소득에 대해서는 연금소득세(퇴직소득세의 60~70%)보다 높은 퇴직소득세를 각각 부담해야 한다. 

세액공제 등 IRP 가입에 따른 혜택만을 생각하고 가입했다가 해지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IRP 가입시, 금융회사가 교부하는 ‘핵심설명서’에는 중도해지시 불이익, 수수료, 연간 납입한도 등 가입자가 알아둬야 할 중요사항이 정리돼 있으므로 가입 전 반드시 읽어보고 가입해야 한다"며 "IRP 해지시 불이익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퇴직급여'와 '추가납입금'을 별도의 IRP 계좌로 나누어 관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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