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접종률 전년 대비 약 9% 하락…'500만 도즈 이상 남을 수도'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속에 인플루엔자 백신 국가예방접종이 작년보다 더욱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6일 기준 인플루엔자 접종률은 65세 이상 인구 대비 78.5%가 접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세 이하 어린이는 인구 대비 70.2%, 임신부는 46.7%의 접종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접종률과 비교하면 임신부를 제외, 작년 동기 대비 떨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어린이의 접종률 하락이 두드러졌다. 작년 12월 7일 기준 생후 6개월-만12세 1회 접종 대상자의 접종률은 79.2%였다. 접종자 수는 약 380만명이었다.

대상 연령층이 조금 달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올해 접종률은 같은 기간 대비 약 9% 떨어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작년보다 약 40만 명 정도 적게 접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어르신 접종률도 작년보다 떨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작년 12월 7일 기준 만 70세 이상의 접종률은 81.5%였다.

올해 65세 접종률이 78.7%인 점을 감안하면 노인층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접종률이 떨어지는 추세다.

이와 같은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부진 현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작년과는 다르게 올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활발히 이뤄진 점을 이유로 든다.

정부가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독려했던 작년과는 다르게, 올해는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집중했던 점이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한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된 부작용 이슈가 사회를 강타,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진 점도 접종률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아울러 작년과 마찬가지로 파라인플루엔자를 제외하고는 지역사회서 인플루엔자 유행이 거의 없었다는 점도 낮은 접종률의 이유 중 하나다. 마스크 착용 등으로 인해 인플루엔자 유행을 사전에 차단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약화된 점도 있다.

실제로 지난 2일 질병관리청이 발간, ‘주간 건강과 질병 제14권 49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외래 환자 1000명당 3.5명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유행 전에는 이 시기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발생 규모는 1000명당 10명을 넘어섰다. (2017~2019년, 사진)

접종 초기와는 다르게, 작년보다 낮은 접종률이 현실화되면서 백신업계는 남은 인플루엔자 백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500만 도즈 이상이 남을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13~18세에 대해 인플루엔자 백신 국가예방접종을 넣었으면 상황이 좀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면서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독려도 함께 신경써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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