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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무브' 막자, 은행 'ETF' 신상품 속속 출시

신한·하나 이어 국민·우리도 연내 상품 내놓을 예정
증권사로의 고객 이탈 방지 목적…수수료 면제 혜택 제공

 

[FETV=박신진 기자] 최근 시중 은행들이 증권사에서만 가입 가능했던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줄줄이 내놓기 시작했다. 

 

퇴직연금 자금이 증권사로 몰리는 '머니무브(자금의 대이동)' 현상을 막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로 총 세 종류로 구분된다. 이중 IRP는 노후준비와 세액공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절세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DC형과 IRP 가입고객이 ETF를 운용할 수 있는 퇴직연금ETF 상품을 출시했다. 고객들에게 다양한 상품 운용 기회를 제공하고, 적극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한 취지다. 향후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 기반의 '투자고수 따라하기' 플랫폼에 ETF 관련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다.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는 100만명의 고객 수익률을 분석해 연평균 10% 이상 수익률을 달성한 고객들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퇴직연금 상품 운용에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은행권에서 퇴직연금 ETF를 처음으로 출시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DC형과 IRP 가입자들이 ETF에 투자할 수 있는 '퇴직연금 ETF' 상품을 출시했다. 하나은행의 스마트폰뱅킹인 하나원큐 앱을 통해 퇴직연금 자산을 손쉽게 리밸런싱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ETF 투자시 발생하는 추가 수수료도 없다. 또 유형별 모델 포트폴리오, TDF(타깃데이티드펀드)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도 제공한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이르면 12월 중으로 퇴직연금 ETF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국민은행은 'KB 퇴직연금 ETF 거래 플랫폼' 운영 증권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을 공고한 상태이며, 이르면 연내 플랫폼 출시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행도 퇴직연금을 ETF 신탁방식으로 운용하는 상품을 12월 중 오픈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잇달아 퇴직연금 ETF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더 높은 증권사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기준 은행의 퇴직연금(원리금보장과 비보장형 합산) 평균 수익률은 DC형이 2.1%, IRP이 2.85%를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수익률은 DC형 6.54%, IRP 6.76%에 달했다. DC형은 약 3배, IRP는 약 2배 가량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그러자 은행에서 증권사로 퇴직연금 자금을 옮기는 '머니무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의 퇴직연금은 보수적인 운용을 위해 원리금 보장형에 자금이 쏠려있다. 이 때문에 고객들은 수익률에 한계를 느껴 증권사로 눈길을 돌렸다. 일례로 올해 은행과 보험사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옮겨진 퇴직연금 규모는 1조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총 적립금의 규모는 은행이 더 크지만 증권사의 높은 수익률로 인해 증권사로의 고객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증권사들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IRP 수수료 면제 정책도 펼치고 있다. 개인형 IRP시장이 커지면서 올해 초 증권사들은 비대면 IRP수수료를 면제했다. 이에 지방은행들이 비대면 IRP수수료 면제에 뛰어들었다. 지난 8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시작으로 대구은행도 10월부터 IRP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시중은행에서는 우리은행이 지난 10월 1일부터 인터넷뱅킹과 우리WON뱅킹으로 IRP에 가입한 모든 고객에게 운용 및 자산관리수수료를 전액 면제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의 낮은 수익률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구성과 함께 수익률 관리를 위해 퇴직연금 ETF를 출시했다”면서 ”앞으로도 고객의 소중한 연금 자산관리를 위해 보다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