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기준금리 인상 빠르게 반영…4.2% 적금·2% 예금도 등장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이어진 제로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주식이나 부동산, 가상자산 등에 몰렸던 돈이 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 시중은행 자금 증가. [PG=연합뉴스]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이어진 제로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주식이나 부동산, 가상자산 등에 몰렸던 돈이 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 시중은행 자금 증가.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이어진 제로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주식이나 부동산, 가상자산 등에 몰렸던 돈이 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고는 급증하고 제로금리 수준이었던 은행예금 금리가 2%에 육박하는 등 빠르게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26일 기준 654조7882억원으로 기준금리 인상 직전인 지난달 24일(653조1354억원)보다 이틀만에 1조6528억원 늘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으로 증시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주식시장의 자금이탈현상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평균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8월 15조5218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 10조8470억원으로 급감했다.

반면 시중은행 신용대출금액은 급감했다. 지난달 26일 이들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7590억원으로 이틀 연속 줄었다. 기준금리 인상이 발표되던 25일에는 3698억원이 감소했다.

시중은행들이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 이후 이례적으로 수신금리를 빠르게 인상하고 있다. 이는 예대금리차 확대로 최근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0.25%~0.4%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먼저 일반정기예금, 자유적립정기예금, 큰만족실세예금 등 거치식 예금은 기본금리를 0.25%~0.3%포인트 인상한다.

또 적립식예금 기본금리는 0.25%~0.4%포인트, 주택청약예금·부금 0.25%포인트, 개인 및 법인 MMDA 일부구간을 0.1%포인트 올린다.

BNK부산은행도 같은날부터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를 상품별로 최대 0.50%포인트 인상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상승분에 맞춰 적금 상품은 0.30%포인트에서 최대 0.50%포인트, 예금 상품은 0.25%포인트에서 최대 0.40%포인트 인상한다.

BNK경남은행은 이달 1일부터 동행감사 정기예금(특판) 등 거치식, 적립식 단기 수신상품 27종의 금리를 인상한다.

적립식·거치식 상품의 경우 0.30%p 인상한다. 단 장병내일정기적금, 재형저축은 0.20%p 올린다.

단기수신(기업어음, 환매조건부채권, 표지어음)은 0.30%p, 수시입출식예금은 0.20%p 오른다. 스마트폰·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으로 가입한 상품의 상승폭도 대면 상품과 동일하다.

앞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도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렸다.

국민은행은 비대면 전용상품인 KB반려행복적금의 경우 3년만기 기준 최고 금리가 연 3.10%로 변경됐고 KB더블모아 예금은 1년 기준 최고 연 1.80%로 올랐다.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그래픽=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그래픽=연합뉴스]

소상공인 관련 우대 상품인 KB가맹점우대적금 및 사업자우대적금의 금리도 최고 0.40%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3년 만기 KB가맹점우대적금의 경우 최고금리가 종전 연 2.10%에서 연 2.50%로, 사업자우대적금은 종전 연 2.45%에서 연 2.85%로 올랐다.

예금의 경우 ESG 특화 상품인 KB Green Wave 1.5℃ 정기예금의 금리가 이번에 0.30% 포인트 인상해 1년 기준 최고 연 1.7%로 적용 받을 수 있다. 또 만 5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KB 더블모아예금은 1000만~4000만원까지 연 1.8%의 이자(세전)를 준다.

기본금리 1.1%에 국민은행 계좌로 급여나 연금을 6개월 이상 받는 경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에 500만원 이상 신규 가입 및 유지 시 우대금리가 주어진다.

신한은행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지난 29일부터 정기예금 및 적립식예금 36종의 금리를 최대 0.40% 포인트 올렸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대표 주력상품인 ‘안녕, 반가워 적금’은 최대 월 50만원 한도로 1년 만기 최고 연 4.2% 혜택을, ‘신한 알.쏠 적금’은 1년 만기 최고 연 2.6% 금리를 적용한다.

1년 만기 ‘디딤씨앗적립예금’은 금리가 0.4%포인트 인상돼 연 2.05%로 변경되며 3년 만기 미래설계크레바스 연금예금은 0.3%포인트 인상된 연 1.85%다.

지난달 26일 하나은행은 ‘주거래하나 월복리적금’을 비롯한 적립식예금 5종 금리를 0.25~0.4%포인트 인상했고 우리은행도 19개 정기예금과 28개 적금상품에 대해 0.2~0.4%포인트, 입출식 상품은 0.1~0.15%포인트 각각 올렸다.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예·적금 관련 문의가 늘고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던 은행 예·적금으로 다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또한 내년 1분기 내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전망되는 등 향후 기준금리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기에 은행으로의 자금 이동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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