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청 “노폭 확대…수종 교체·위치 변경 불가피”
광주환경운동연합 “가로수 조례 실효…시민 행동”

월드컵4강로 베어내기 전후. 광주환경연합 제공
월드컵4강로 베어내기 전후. 광주환경연합 제공

주택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인 염주주공아파트 주변 가로수 은행나무·메타세콰이어 등 총 118그루 제거 후폭풍이 거세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8일 재건축 승인 시 이식으로 허가났는데, 공사에 들어가자 ‘제거’해 버렸다고 주장하고 '관련 조례도 지키지 않았다'며 문제 제기한 게 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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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서구청은 해명 자료를 내 “염주주공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은 당초 1198세대에서 1976세대로 800여 세대 증가에 따른 병목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보다 노폭 확장(월드컵4강로 25m→28m, 염화로 20m→25m, 염화로40번길 10m→18m)됐다”면서 “이 구간 내 식재된 가로수(메타세콰이어, 은행나무)의 위치 변경이 불가피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서구청은 해명자료에서 가로수종 교체 필요성도 제기했다.

“메타세콰이어는 왕성한 생육으로 인해 도로와 인도의 포장면에 융기 및 훼손을 일으키고, 낙엽으로 인한 배수로 막힘, 전기 및 통신선과의 접촉에 의한 재해 및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있어 ‘광주광역시 가로수 조성 및 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단계별 수종 교체 대상”이라면서 “은행나무는 악취로 인한 민원이 빈번하게 제기되어 유동인구가 많은 상업지구, 버스정류장 등 장소에 식재된 암나무 역시 교체 대상 수종”이라고 밝힌 것.

이같은 해명에 환경단체는 1일 카드뉴스를 제작해 재반박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도로 확 장위해 베어진 메타세콰이어, 은행나무 가로수에 대한 카드뉴스 2편을 제작해 배포(환경연합 블로그 https://blog.naver.com/gjkfem)했다”고 밝혔다.

[바로가기]광주환경운동연합 블로그

이날 광주환경운동연합이 배포한 카드뉴스는 ‘가로수 함부로 베지 마라 #1_ 도시의 가로수, 언제까지 함부로 베어낼 것인가?’ ‘가로수 함부로 베지 마라 #2_ 은행나무와 메타세콰이어는 왜 잘렸나?’ 등 2편이다.

카드뉴스에는 은행나무와 메타세콰이어 총 118그루가 잘려진 과정과 서구청 해명 자료의 문제점을 담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제작 카드뉴스.
광주환경운동연합 제작 카드뉴스.

서구청 해명 중 ‘가로수 수종 변경이 필요해 은행나무와 메타세콰이어는 이팝나무로 변경했다. 가로수 조례에 따른 바꿔심기 심의 대상이 아니다. 은행나무와 메타세콰이어는 가로수로서 부적합하다’는 부분을 반박했다.

또 서구청이 밝힌 ‘2017년 허가 당시, 가로수 이식 협의는 별도 진행하기로 해 올해 11월 협의하였기에 문제가 없다’는 대목도 문제삼았다.

광주환경연합은 카드뉴스를 통해 광주시가 시민 참여로 선정한 ‘걷고 싶은 가로수길’ 1위로 금남로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선정한 것과, 보도의 보행에 지장을 주지만 공존을 선택한 금호동 주민들의 메타세콰이어길 보전 사례를 제시하며 “시민 정서와 괴리된 서구청 행정의 잣대”라고 꼬집었다.

또 “서구청이 염주주공재건축 허가 시점인 2017년부터 제거를 결정한 2021년 11월까지 가로수 보전을 위한 적극 행정을 하지 않고 안이한 태도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로수를 보호하기 위한 조례와 기본계획은 수립됐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원인이 무엇인지, 광주시의 사태 파악과 제도 개선을 통해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같이 반박한 광주환경운동연합은 “가로수 보전 의지가 없는 안이한 행정에 주민·시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화정동 일대에 거주하며 은행나무길과 메타세콰이어길을 오갔던 주민들이 1일(수) 오후 3시~4시까지 염주사거리에서 잘려진 은행나무와 메타세콰이어를 애도하고, 함부로 베어지는 가로수가 없도록 광주시의 근본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서명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국화꽃 118송이를 잘려진 118그루의 그루터기 놓는 활동도 함께 진행한다”고 환경연합이 밝혔다.

권영웅 기자 nicev@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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