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유통 판로·온라인 기반 점진적 확대
'유통허브' 도약 박차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농업·농촌과 함께하는 100년 농협구현의 일환으로 유통혁신의 닻을 올린 지 이제 1년여가 지났다. 국내 대기업들과 해외 유통 공룡들이 시시탐탐 영역 확장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유통시장에서 농협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역할과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착수한 사업들도 이제 차츰 소기의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이에 유통 허브로의 도약을 전면에 내걸고 숨가쁘게 달려온 농협의 지난 1년을 총 2회에 걸쳐 되짚어본다.

지난 7월 22일 충북과 전북에 문을 연 농협 ‘온라인지역센터’ 1·2호점의 개소식 모습.
지난 7월 22일 충북과 전북에 문을 연 농협 ‘온라인지역센터’ 1·2호점의 개소식 모습.

# 농축산물 유통 대변화 위한 광폭 행보

농협 중심의 유통 허브 구현으로 농축산물 유통 대변화를 실현하겠습니다”.

지난해 농협은 치열한 농축산물 유통시장의 변화와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꺼내들었다. 바로 농축산물 유통 허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격변하는 유통 환경과 코로나19 파고 속에서 정체하면 도태한다는 시장의 위기 의식은 농협의 변화를 더욱 채질했고, 유통 시장에서 농협의 역할과 위상 재정립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지난해 4월에는 여인홍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농축산물 생산·유통 분야 전문가 28인으로 구성된 올바른 유통위원회를 출범, 기존의 농협 농축산물 유통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고 6개 분야에서 17개 대과제, 59개 소과제, 132개 추진지표를 도출했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올바른 농축산물 유통혁신 실천 결의대회를 열고 농축산물 유통 허브로서의 도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농협의 장점으로 꼽히는 산지 경쟁력을 제고하고 도매유통체계 혁신을 통한 유통환경 대변화를 이끌 것을 선언한 것이다.

농협은 산지·도매·소매 등 농축산물 유통 전반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이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2023년까지 산지점유비, 도매판매율, 소매매출액 등을 크게 높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도매유통 허브 구현, 산지 스마트화, 유통 트렌드 대응 등을 주요 추진 방향으로 설정하고, 관행적 사업 추진 행태에서 탈피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적극 흡수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외부 컨설팅 업체 등과의 사업 아이디어 발굴은 물론 스타트업의 마음가짐으로 적극적인 내·외부 의견 수렴, 빠른 내부 결정과 자원 분배 등 시장의 발걸음에 맞춰 변화를 꾀해왔다.

또한 지역 농·축협의 협조와 적극적 동참이 필요한 만큼 매 분기별로 우수 농·축협에 대해 유통혁신상을 수여하고 경제지주 사무소를 대상으로 유통혁신 성과 포상을 하는 등 유통혁신의 동력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지난 10월 말 기준 132개 추진지표 중 90% 이상이 정상궤도 안에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협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등의 이유로 일부 과제에서 미흡한 부분도 있었지만 목표한 2023년까지 반드시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도매유통 판로·온라인 기반 점진적 확대

농협 유통혁신의 핵심으로 꼽히는 도매유통 허브 구현을 위해 농협은 농산물 통합구매 확대 대외 공급채널 확충 농산물온라인거래소 육성 온라인 식자재몰 추진 등을 집중 추진해 왔다.

특히 대외 공급채널 확충과 관련해선 최근 신유통 트렌드로 뜨고 있는 라이브커머스를 10월 말 기준 70회 이상 추진했다. 온라인 새벽배송 3대 업체인 쿠팡, 마켓컬리, 오아시스에 농축산물 계약 공급을 통해선 지난 9월 말 기준 308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고, 국내 밀키트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프레시지와 업무협약(MOU)을 맺는 성과도 냈다.

농산물 도매 부문에선 온라인 거래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5월 개관한 농산물온라인거래소는 점진적 취급품목의 확대로 현재 양파, 마늘, 사과, , 배추 등 5개 품목이 거래되고 있다. 최근에는 예약거래 방식의 도입으로 거래방법을 다양화해 출하자와 구매자 간 물량과 가격조건을 사전협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온라인을 통한 농산물 도매거래 활성화가 추진되고 있다.

온라인 식자재몰도 지난 6싱싱이음이라는 이름을 달고 문을 열었다. 중도매인과 외식업소가 모바일을 통해 직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아직 사업 초기이긴 하지만 간편한 방식으로 합리적 가격에 신선한 농산물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외식업소들의 기대감이 높은 사업이다.

 

# 똑똑해지는 산지...라이브커머스도 손쉽게 도전

산지 스마트화를 위해선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미곡종합처리장(RPC) 시범사업 스마트팜 지원체계 구축 스마트농기계 보급 확대 상품소싱 오픈플랫폼 육성을 추진 중이다.

이중 스마트APC 시범사업과 관련해선 입고·선별정보 연계 등을 위한 전산개발까지 완료된 상태다. 스마트APC 시범사업 1호점은 과수류 부문 충북원예농협, 2호점은 과채류 부문 강원 한반도농협, 3호점은 채소류 부문 경북 구성농협이 선정된 바 있다.

스마트RPC도 전산개발을 완료해 지난 10월 기준 60개의 RPC에 현장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 제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온라인을 이용한 농산물 판매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인력과 기술 등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농업인과 지역농협은 최근 상품소싱 오픈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판로 개척이 가능하게 됐다. 상품소싱 오픈플랫폼을 활용하면 산지에선 상품을 등록하기만 하면 다수 온라인몰에 연동 판매되고 주문·배송·정산까지 일괄처리 가능하다.

산지 온라인마케팅 공간인 온라인지역센터 구축과 산지어시스턴트 지원으로 산지농협에선 어렵게만 느껴졌던 라이브커머스에도 자신있게 도전해 볼 수 있게 됐다.

농협의 유통혁신은 이처럼 농업인, 지역농협에 활기를 불어넣고 산지와 소비지를 견인하는 유통허브로서 도약하기 위해 잰걸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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