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우리카드가 비씨카드 결제망이 아닌 독자 결제망 구축을 선언하면서 비씨카드는 사업다각화 고삐를 더욱더 조여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25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가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기로 선회하면서 비씨카드는 연간 2천억원 가량의 매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우리카드는 전업카드사로는 유일하게 독자 결제망이 아닌 비씨카드 결제망을 이용해왔다. 가맹점 관리 및 운영업무는 모두 비씨카드에 위임해왔다.

지난 2013년부터 독자 결제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내부 검토는 계속됐지만, 구축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져 왔다.

이번 독자 결제망 구축 결정에는 올해 초 새로 부임한 김정기 사장의 결단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는 현재 독자 결제망 구축을 위한 네트워크 사업자를 선정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내년 말까지 독자 결제망을 완비해 가맹점 250만 개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내년 말까지 독자 결제망을 구축해 회원들이 결제에 불편함이 없도록 가맹점을 하루빨리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독자적인 결제망을 완성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씨카드는 우리카드가 독자 결제망으로 선회한 영향으로 IBK기업은행, 대구, 부산은행 등 지방은행만 남게 됐다.

수익에 타격이 있는 만큼 비씨카드 입장에서는 사업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씨카드는 올해 본격적인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큰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영업실적을 보면 매입업무 수익이 전체의 88.1%를 차지한다.

지난해 매입업무 수익에 치중된 사업 구조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올해 들어서도 사업구조 변화는 크지 않다.

다만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은 있다. 지난 7월부터 자체 카드 상품을 5종류로 늘려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페이북 플랫폼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자체카드 포트폴리오가 강화되면 신용판매 수익은 물론 카드론 등 연계 대출 상품 수익도 중장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물론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빅데이터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 차세대 수익원으로 꼽히는 메타버스 사업 아이템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결제망 사업 부문에서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러시아 등 국영 결제 사업자와 금융사 등과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비씨카드가 향후 1년 동안 어느 정도의 사업 다각화 결실을 볼지가 중요한 시점이 됐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우리카드의 회원사 이탈 시 비씨카드는 중장기적으로 수익기반 축소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고객기반 이탈이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이로 인한 영향은 중장기에 걸쳐 나타나 단기적으로 신용도에 끼치는 영향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추가적인 회원사 유치와 사업다각화 성공 여부, 재무건전성 유지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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