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을 의미있게 하는 것들
우리의 삶을 의미있게 하는 것들
  • 김천환 전북개발공사 사장
  • 승인 2021.11.2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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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환 전북개발공사 사장
김천환 전북개발공사 사장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쎈터에서 지난 2월1일부터 5월 26일까지 세계 주요 선진국의 성인 19,000여명을 상대로 ‘삶을 의미있게 하는 것들’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지난 18일 발표했다. 설문 대상국은 한국을 포함하여 호주, 뉴질랜드, 스웨덴, 프랑스, 독일, 캐나다, 싱가포르,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일본, 영국, 미국, 스페인, 대만 등 17개국이었다.

이 결과에서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원천 중의 한가지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조사대상국 17개국 중 14개국에서 ‘가족과 아이들’을 가장 많이 꼽았다”고 밝혔다. 가족을 1순위로 꼽지 않은 나라는 스페인과 대만과 한국 3개국이다.

스페인은 건강, 대만은 사회적관계, 한국은 물질적 풍요를 1순위로 꼽았다.

다른 나라들도 물질적 풍요의 비중이 낮은 것은 아니었다.

전체적으로는 삶의 의미 있는 요소로 가족(38%), 직업적 성취(25%), 물질적 풍요(19%) 순으로 많았지만 ‘물질적 풍요’를 1순위로 꼽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한국인들은 물질적 풍요, 건강, 가족, 지위, 사회적 관계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다른나라 사람들이 삶에 가치는 부여하는 원천으로 높게 평가하는 2순위의 ‘직업적 성취’를 꼽은 응답자는 6%에 불과하다.

더욱이 친구나 이웃과의 관계 등 인간관계의 비중도 상대적으로 낮았고 자연 및 야외활동이나 취미가 중요하다고 꼽은 비중도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다.

설문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가족’이 삶의 중요한 가치라고 응답한 국가는 호주, 뉴질랜드, 그리스, 미국 4개국이다. 이들 국가의 응답자는 부모 형제 자녀 손자와의 관계, 그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에 대한 만족감, 자녀와 친척의 성취에서 얻은 자부심, 자녀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자 하는 열망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 설문조사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왜 ‘가족’이 아닌 물질적 풍요를 1순위로 꼽았을까?

물론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동안 급격한 산업화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현대사회를 살아온 응답자들의 생각이 일정부분 반영되어 있는 듯하다.

더욱이 코로나19를 지나오면서 부동산 등 자산가치와 소득격차에 따른 계층간 양극화 문제가 더욱 심화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가 우선적으로 ‘물질적 풍요’를 갈망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면 어느 정도가 ‘물질적 풍요’인가? 설문조사에서는 충분한 수입, 채무가 없는 상태, 음식, 집 등이 물질적 풍요에 조건에 해당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딱히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중산층’이 비슷한 개념이라고 본다.

‘중산층(Middle Class)’에 대한 여러 가지 사전적인 의미들이 있지만 가장 마음에 와닿는 정의는 먹고살 걱정은 하지 않지만 고소득층이나 부자로 보기는 어려운 계층으로 상류층과 하류층 사이에 끼인 계층이다.

OECD에서 발표한 중산층 소득기준은 중위소득의 75%~200%다. 올해 기준 중위소득 75%는 4인 가족 기준 월 366만원, 중위소득 200%가 975만원정도로 평균 600만원 내외다.

참고로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중산층 기준은 부채없는 30평형대 아파트와 중형자동차를 소유하고, 월 500만원이상 소득, 1억원이상의 현금잔고, 매년 해외가족여행을 갈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가 인정하는 G7 경제대국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만아니라 K-방역, 영화, 대중음악, 게임 등 분야에서도 세계가 주목하는 자랑스러운 문화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도 그 이름에 걸맞게 자신의 삶의 가치를 단순히 ‘물질적인 풍요’를 넘어 가족과 이웃, 사회적약자 배려와 자연환경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포용적인 삶의 가치를 추구할 때 진정한 선진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천환 <전북개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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