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 화상·원격수업에 딱…클로바 AI 품은 네이버 웨일북

네이버 웨일북(모델명 'whalebook WE1L')을 입수해 독점 리뷰했다. 이 모델은 비대면·원격 교육 환경을 고려한 소프트웨어(SW)·클라우드서비스와 긴밀하게 통합돼, 관리자의 표준 학습환경 구축 부담을 낮추고 수업과정에 학생의 참여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원격교육에 걸맞는 기능·편의성이 확충되면 비용과 기능면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제공받은 테스트 계정으로 웨일스페이스를 다뤄 봤다. 웨일스페이스에 연동된 '웨일클래스(whale class)'는 교사가 학급을 개설하고 학급별로 비대면 수업 내용을 구성해 운영하는 온라인 수업플랫폼이다. 학생들에게 수업자료를 제공하고, 설문 문항과 퀴즈를 내고, 내장된 학습관리시스템(LMS)으로 시험을 치르고, 평가와 성적 조회 등을 처리하고, 참여 현황 통계도 확인할 수 있었다.

네이버는 웨일클래스뿐아니라 교육 목적으로 웨일스페이스를 도입하는 사용자들에게 클라우드 협업 솔루션인 네이버웍스를 지원한다. 웨일스페이스 계정으로 네이버웍스의 메일, 메신저, 캘린더, 드라이브 등 구성원 간 소통과 일정관리, 협업과 공동학습을 위한 공유저장소를 쓰게할뿐아니라 '소프트웨어(SW)야 놀자'와 '엔트리' 등 초·중등학교를 위한 온라인 SW교육까지 제공한다.
 
네이버는 자체서비스를 넘어 웨일스페이스를 이용하는 학생과 교사들이 학습과 수업의 능률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파트너사 제휴 솔루션을 통합 제공하고 있다. 리뷰용으로 지원받은 웨일북의 웨일 브라우저에 폴라리스오피스 에듀, 한컴스페이스, 한컴클래스, 미리캔버스, 알로(ALLO), 아이엠티처, 퀴즈엔, 라이너(LINER), 클래스V, ER Bank 등이 제휴서비스 목록에 포함돼 있다.

웨일북에는 윈도 운영체제(OS) 대신 '웨일OS'가 탑재됐다. 그 겉모습은 PC용 웨일 브라우저와 별 차이가 없지만, 웨일스페이스를 활용하는 수업·학습환경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는 강력한 기기관리·수업관리 기능을 내장했다. 예컨대 교사가 등록된 학생의 기기를 일시 차단하거나 모니터링할 수 있고, 기기를 분실했거나 기기에 문제가 있을 때 원격으로 사용중지, 초기화할 수 있다.
  폴라리스오피스 에듀는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쓸 수 있는 웹기반 문서편집 솔루션이다. 한글과컴퓨터 한글(HWP) 문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엑셀·파워포인트 문서 등을 작성·열람·편집할 수 있다. 웨일스페이스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브라우저 내 즐겨찾기가 아니라 폴라리스오피스 에듀를 별도 실행해 새로운 문서를 작성하거나 기존 문서를 수정할 수 있다.
 
한컴스페이스도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제공된다. 웨일스페이스 계정으로 접속해 로그인하면 한글과컴퓨터가 제공하는 협업용 클라우드저장공간 서비스인 한컴스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다. 한컴스페이스에 네이버웍스 계정을 연동하면 웨일북에 저장된 한글 문서를 업로드할 수 있다. 이 문서를 웹기반 문서편집기인 '한컴오피스 웹 한글'에서 읽고 쓸 수 있게 된다.

한컴클래스는 웨일클래스와 비슷한 목적으로 제공되는 비대면 교육용 학습관리·학급운영·수업플랫폼으로, 한컴스페이스와 한컴오피스 웹 한글 등과 역시 연동해 쓸 수 있다. 미리캔버스는 수업용 도안, 배너, 파워포인트, 카드뉴스 등을 간편하게 제작할 수 있는 무료 디자인툴이고 알로는 캔버스 형태의 시각적인 효과에 초점을 맞춘 실시간 비대면 협업툴이다.

'아이엠티처'는 학교관리자나 교사측에서 필요로 하는 학생이나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 플랫폼이다. 설문지 자동 작성과 가정통신문 회신, 방과후 학교 수강신청과 만족도 조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학생들이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교사가 낸 퀴즈 풀기에 참여하고 참여자 간 의견 수집과 학습통계 등을 제공하는 '퀴즈엔'도 있다. 웹사이트 정보를 수집할 때 쓰는 '라이너'와 웹기반 확장현실(XR) 수업플랫폼 '클래스V', 저작권 문제가 없는 멀티미디어로 수업자료 제작을 돕는 'ER Bank' 등이 네이버와 함께하고 있다.
    웨일북의 본체는 11.6인치(1366×768화소) 멀티터치 디스플레이, 인텔 셀러론 쿼드코어 N4120 CPU, UHD그래픽스600 GPU, 4GB 램, 64GB eMMC 저장장치, 와이파이5와 블루투스5 네트워크 장치를 포함한다. 패널 위 HD 720p(90만화소) 전면카메라, 본체 키보드 위 HD 1080p(500만화소) 자동초점 후면카메라, 내장형 스타일러스펜, 3635㎃h(42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일반 윈도 노트북과 웨일북의 가장 큰 차이점은 키보드에 있다. 맨 아랫줄 왼쪽에서 세 번째 '윈도(Win)' 키가 있을 자리에 네이버의 인공지능(AI) '클로바'를 호출하는 키(굵은 '×' 모양)가 배치됐다. 이 키를 누르면 노트북 화면 하단에 클로바 AI가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문구와 함께 나타난다. 사용자는 추천 질문을 클릭하거나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목소리로 제어하고 결과를 귀로 확인해야 했던 '클로바 스피커'와 달리 시각적으로 정보를 요청하고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하다.

클로바 호출 키 외에도 일반 노트북과 다른 점이 또 있다. 맨 윗줄 왼쪽 끝에 '이스케이프(ESC)' 키가 있다는 점은 같지만 나머지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키 배열이 기능키(F1~F12) 대신 '앞으로가기·뒤로가기·새로고침·전체화면' 등 브라우저를 제어하는 기능, 소리와 화면밝기 조절, 화면캡처 등의 용도다. 왼쪽 시프트 키 위엔 '캡스록(Capslock)' 대신 돋보기 모양의 '검색' 키가 자리잡았다. 
 
웨일북의 상판(디스플레이)과 하판(키보드·본체)을 결합한 경첩이 360도 회전을 지원한다. 일반 노트북 모드 외에도 키보드를 바닥에 놓고 화면만 세워 쓰는 '스탠드 모드', 상판과 하판을 서로 기댄 듯 세워서 쓰는 '텐트 모드', 화면을 완전히 본체의 바깥쪽으로 펼쳐 바닥에 두고 쓰는 '태블릿 모드'까지, 네 가지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각 모드에 따라 터치스크린 외의 입력장치는 자동으로 사용이 중지되고, 디스플레이의 위아래 방향도 알맞게 회전한다.
  키보드 오른쪽 옆면을 보면 팜레스트(자판을 입력할 때 손을 놓는 빈 공간) 안에 내장된 스타일러스펜의 머리 부분을 볼 수 있다. 머리를 잡아당기면 검은 몸체 옆에 '지우개'와 '클릭', 두 개의 버튼이 붙은 길이 12㎝ 짜리의 스타일러스펜이 뽑혀 나온다. 마우스나 트랙패드처럼 화면의 커서를 움직이고 아이콘을 선택할뿐아니라, 화면에 대고 직접 선을 긋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구다.

스타일러스펜을 활용하려면 면을 바닥에 눕히고 내장 앱 가운데 '그림판'을 띄우면 된다. 앱에서 연필이나 형광펜으로 자유롭게 곡선을 긋거나 글자 또는 도형을 삽입할 수 있다. 미리캔버스 앱으로 디자인을 할 때도 유용하다. 다만 학습용 '필기입력' 시나리오 지원이 빠졌다는 인상을 남긴다. 한컴오피스나 폴라리스오피스로 문서를 편집할 때 원노트같은 필기 입력 도구로 활용할 수는 없다. 네이버가 자체 노트 앱을 제공했다면 스타일러스펜을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지 않았을까 싶은 지점이다.
스타일러스의 정교한 입력 대신 손가락으로 터치스크린에 곧바로 입력할 수도 있다. 손가락 터치 입력으로 웨일북의 기본 앱이나 일반적인 메뉴 선택을 하는 데 거의 제약이 없다. 이미지 표시 앱을 사용할 때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기기에서 익숙한 '핀치투줌' 기능으로 사진을 더 크거나 작게 표시할 수 있고, 표시된 상태에서 이미지 방향을 회전시킬 수도 있다.

터치패드 조작감은 일반적인 노트북 터치패드와 동일하다. 별도 버튼 없이 한 손가락으로 누르면 왼쪽 마우스 클릭, 두 손가락으로 누르면 오른쪽 마우스 클릭 입력이 된다. 두 손가락을 대고 문지르면 이미지 표시 앱 위에서는 터치스크린의 핀치투줌과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고, 브라우저 화면에서는 마우스 휠을 움직인 것처럼 스크롤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