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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강자' OK금융의 지배구조...일감몰아주기 우려는?
저축은행 '강자' OK금융의 지배구조...일감몰아주기 우려는?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11.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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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 국내 계열사 지분,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사실상 최 윤 회장 1인 소유 그룹 형태...일각에서는 '고리대금업·일본계'이미지에 반감
오케이홀딩스대부(최 회장 지분율 97.4%) 통해 오케이저축은행(홀딩스대부의 지분율 98%), 오케이캐피탈(100%), 오케이신용정보(51%) 거느려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저축은행 업계의 강자(强者)로 떠오른 OK저축은행이 부실화한 대출채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최윤 OK그룹회장이 100% 지분을 소유한 일본법인 자회사에 매각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관련당국과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OK저축은행은 부실화된 7건의 대출채권 중 4건의 대출 채권을 예스캐피탈대부에 매각했다. 앞서 지난 2018년에도 OK저축은행은 부실화한 대출채권 4건을 예스캐피탈대부에 매각했다. 예스캐피탈대부가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J&K캐피탈의 자회사이다.

경쟁사인 SBI저축은행이나 한국투자저축은행 등이 대출채권을 다수의 매각처를 통해 매각한 것과 달리, OK저축은행이 예스캐피탈대부에 절반이 넘는 대출채권을 매각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실질적으로 오너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OK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로 유명한 OK금융그룹은 저축은행 1곳과 국내 대부업체 4개 등 국내외에 모두 35개의 계열사들을 거느린 금융전문그룹이다.

국내 계열사들의 지분구조를 보면 좀 복잡하지만,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사실상 최 윤 회장 1인 소유 그룹이다. 일본 나고야 출신의 재일동포 3세인 최 회장은 나고야에서 큰 한식음식점을 하다 2000년대 초반 한국 대부업에 진출하면서 한국에서 큰 금융그룹으로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도 진출해 있다.

최윤 회장의 일가 최대주주인 예스자산대부 대표적...1조 넘는 계열사보유 대출채권 15% 헐값 매입

최 회장은 현재 크게 4갈래로 한국 OK금융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우선 오케이홀딩스대부(최회장 지분율 97.4%)를 통해 오케이저축은행(홀딩스대부의 지분율 98%), 오케이캐피탈(100%), 오케이신용정보(51%)를 거느린다.

또 최 회장 지분이 100%로 알려진 일본법인 J&K캐피탈을 통해 국내 대부업체들인 러시앤캐시의 아프로파이낸셜대부(J&K캐피탈 지분 98.84%)와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100%)를 거느리고 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100% 자회사들로는 오케이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와 미즈사랑이 있고,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의 100% 자회사는 엑스인하우징이 있다.

최 회장은 또 과거 대부업체였던 원캐싱에 지분 52.31%를 직접 갖고 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도 이 회사에 지분 28%가 있지만 최대주주는 최 회장이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 일가가 직접 지분 74%를 보유, 최대주주인 독특한 위상의 계열 대부업체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예스자산대부다. 지분을 보면 최 윤 회장 20%, 최 선 최혜자 이와타니카즈마 각각 18% 등 최회장 일가가 74%로 최대주주다. 최 선은 최 회장의 아들임이 확실하지만 최혜자씨과 일본인 이아타니카즈마는 정확히 누구인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가족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최 회장 일가 외에 계열사 엑스인하우징이 26% 지분을 갖고 있다. 2016년까지만해도 최 윤 회장 외에 최 회장의 친동생들로 알려진 최 호씨와 최 용씨도 각각 18%의 지분을 갖고있었다. 사토류지란 일본인도 8% 지분이 있었다. 2017년이후 현재의 지분구조로 바뀌었다. 동생들 대신 아들 등으로 주주구성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최 회장이 한국에서 오케이저축은행 인가를 받은지 꼭 두달 후인 201311월 설립됐다. 현재 임직원수는 29.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20167월 금감원에 대부업 등록을 했다.

 

예스자산대부가 계열사들로부터 매입한 대출채권과 외부매입채권 회수이익(단위 억원 %)

 

2020

2019

2018

2017

2016

2015

2014

합계또는 평균

계열사들로부터 새로 매입한 대출채권합계

0

0

0

116

1,068

615

1.094

2,893

매입채권의 원래 대출원금합계

0

0

0

760

4,513

3,730

10,086

19,089

대출원금합계대비 매입가합계 비율(%)

0

0

0

15.2

23.6

16.4

10.8

15.1

외부매입채권 회수이익

838

939

1,012

961

794

508

265

5,397

매출액(영업수익)

974

1,232

1,032

970

807

552

310

5,877

매출액대비 매입채권 회수이익 비율(%)

86

76

98

99

98.3

92.0

85.4

90.4

영업이익

768

998

784

409

137

38

47

3,181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

78.8

81.0

75.9

42.1

16.9

6.8

15.1

54.1

당기순이익

570

724

599

329

96

29

37

 

이익잉여금

2,387

1,816

1,092

492

163

67

37

 

주주배당

0

0

0

0

0

0

0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각사 감사보고서>

7년 동안 올린 회수이익만 5,397억원. 이 기간 매출액의 90%...공시대상 기업집단이면 모두 문제돼

이 회사가 왜 독특하고, 또 주목의 대상이 되고있느냐 하면 설립 직후부터 직접 대부업을 하기 보다 계열사들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싸게 대량으로 매입한후 이 채권들을 회수해 많은 이익을 올리는 영업방식을 처음부터 고수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사람들은 신용도가 낮아 은행 등을 이용하기 어려워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신용도가 낮고 담보도 보통 없기 때문에 고금리의 신용대출이 될 수밖에 없다. 대출을 연체하거나 결국 돈을 못갚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그래서 대부업체 입장에서는 떼일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고금리를 매기고 대손충당금을 설정해 둔다. 대출금을 계속 연체하면서 갚지 못하는 현상이 장기화되면 대부업체는 이 채권을 계속 들고 있는 것보다 전문추심업체들에게 넘기거나 다른 대부업체들에 대출원금보다 좀 싸게해서 팔아 넘기는 경우가 많다. 계속 들고 있으면 재무지표 등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때 대출채권을 얼마나 할인해서 파는가가 문제가 될수 있다. 너무 싼 가격에 팔 경우 인수업체가 추심을 잘해 채권회수에 성공한다면 큰 이익을 남길수 있다. 다른 업체가 쉽게 회수할수 있는 채권을 일반 시장가격보다 싸게 팔았다면 배임문제에 걸릴수도 있다. 특정 계열사를 도와줄 필요가 있을 때 멀쩡한 대출채권을 싸게 이 계열사에 넘기는 경우도 있다.

예스자산대부는 설립직후인 2014년부터 계열사들로부터 대량의 대출채권을 파격적인 가격에 속속 매입하고, 이 채권들을 회수해 많은 이익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2014년의 경우 계열 대부업체 예스캐피탈대부로부터 대출원금 5,260억원인 대출채권들을 단돈 170억원에 사들였다. 원금의 3.2%에 불과한 가격이었다. 시장에서는 보통 원금의 30~40%까지만 떨어져도 싸게샀다는 말이 나오는데, 파격적인 할인가였다.

또 다른 계열사들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에선 원금 3,764억원의 대출채권들을 740억원에 매입했고, 오케이프로캐피탈에선 17억원짜리를 5,300만원에, 원캐싱대부에선 471억원짜리를 83억원에 각각 매입했다. 미즈사랑대부로부터도 573억원짜리를 98억원에 매입했다.

대출원금 합계 186억원에 이르는 대출채권들을 설립 첫해에 단돈 1,094억원에 대거 사들였다. 원금대비 평균 10.8%에 불과한 헐값이었다. 예스자산대부는 이중 일부를 회수하는데 성공, 2014년 한해동안 모두 265억원의 외부매입채권 회수이익을 올렸다.

2014년 한해동안 올린 이 회사의 매출(영업수익)310억원이었는데, 매출의 무려 85.4%가 계열사들로부터 사들인 대출채권을 회수해 올린 수익이었다. 가만 있는데 계열사들이 헐값으로 대출채권들을 경쟁적으로 넘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룹 고위층의 지시없이는 있기 어려운 일들로 보인다.

그 이후 매년 이런 현상이 계속됐다. 대부업체들 뿐아니라 오케이저축은행이나 오케이캐피탈같은 비대부업체들도 대출채권을 예스자산대부에 헐값으로 넘겼다. 그룹에 오케이신용정보라는 전문추심업체가 있었는데도 유달리 예스자산대부에 누가봐도 헐값으로 많은 대출채권들이 넘어갔다.

2016~183년동안은 매출액대비 외부매입채권 회수이익 비율이 98~99%에 달하기도 했다. 계열사들로부터 매입한 대출채권을 회수해 올린 이익이 거의 전매출이었다는 얘기다.

2018년부터 작년까지는 계열사 대출채권의 신규매입이 없었고, 신규매입은 2014~174년동안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기간동안 매입한 대출채권 매입가총액은 2,893억원이었고, 이 대출채권들의 원금총액은 19,089억원이었다. 원금의 평균 15.1%란 헐값에 사들인 셈이었다.

이 대출채권들을 회수해 2014년부터 작년까지 7년동안 올린 회수이익은 모두 5,397억원. 이 기간 예스자산대부의 매출액 합계가 5,877억원이었으니 전매출의 90.4%가 여기서 나온 셈이다. 계열사들의 파격적 지원 덕분에 예스자산대부는 큰 힘 안들이고 설립 7년만인 작년 매출 974억원, 영업이익 768억원, 당기순이익 570억원을 올리는 초알짜회사가 되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78.8%에 달하고 7년동안 쌓아둔 이익잉여금만 2,387억원에 달하는 초우량기업이다. 그것도 임직원수 불과 29명의 작은 회사가 말이다.

물론 매입가격이 특혜나 아니냐를 두고서는 시비가 있을수 있다. 오케저축은행 같은곳은 일부 언론의 취재에 대출채권 속성이 달라 경쟁사에 비해 싸게 팔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2개 이상의 외부기관의 평가 아래 진행된 정상적인 수의계약인데다 금융당국에서도 정기 검사를 받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설립 1년도 안된 회사가 채권을 인수해 첫해부터 엄청난 회수이익을 올렸다는 것은 누가봐도 특혜라는 말이 나올만한 것이다. 그렇게 쉽게 회수되는 것을 왜 본인들이 직접 하지 않고 싸게 팔았냐는 지적이 당연히 나온다.

만약 오케이금융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총자산 5조원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이었다면 이 문제는 크게 이슈화되었을 것이다. 누가봐도 명백한 일감몰아주기이고, 회사기회 유용이고, 사익편취 혐의가 농후하기 때문이다. 예스자산대부는 오너일가의 지분이 20%가 넘고, 매년 수혜대상 금액도 200억원이 훨씬 넘는다.

설립 7년 만에 영업이익률 78%에 이익잉여금 2,387억원의 초알짜회사로 성장...이런 회사들 수두룩

오케이저축은행의 작년말 자산총액만 해도 9조원이 넘어 오케이금융그룹 전체자산은 20조원이 넘을수도 있다. 그런데도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인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은 남의 돈으로 장사하는 금융업체들의 지정기준은 자산총계가 아니라 자본총계이기 때문이다. 오케이금융그룹의 자본총계는 아직 5조원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작년말 현재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자본총계만 22,966억원이고, 오케이저축은행 8,151억원, 오케이캐피탈 5,200억원, 오케이홀딩스대부 9,196억원, 예스자산대부 2,388억원 등이다. 몇 년안에 5조원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그룹중에서는 교보생명, 농협, 미래에셋, 한국투자금융지주, 현대해상화재 등만 현재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돼 있다.

꼭 공시대상 기업집단이 아니라 사안이 심각하다고 공정위가 판단하면 공정위가 행동에 들어갈수도 있다. 공정위가 최근 몇 년간 이런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판단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국부유출 의혹도 제기되지만 그런 증거는 아직 없는 것같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예스자산대부의 주주배당은 한푼도 없었다. 최 회장 등이 거액의 연봉을 챙겼다는 흔적도 아직 없다.

최 회장은 오히려 일본계 자금에 고리대금업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극히 조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최 회장의 국내진출 초기 때부터 국부유출의혹을 자주 견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감독원 전 고위관계자는 일본계자금의 한국 초기진출 당시 손정의 자금이니, 야쿠자자금이니 하는 의혹들이 많아 허가조건으로 국부유출 문제나 배당 등에 신중을 기하도록 일본계 자금들에 당부한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이익이 많이 나는데도 아직 배당을 한푼도 안가져간 것도 이때문으로 보인다.

2013년 오케이저축은행 허가때도 저축은행을 허가해주는 대신에 2024년까지 기존의 대부업은 모두 정리한다는 조건을 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이 저축은행 설립직후 새 대부업체를 만들어 여기로 기존 대부업체 자산들을 대거 옮기다보니 이런일이 발생한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새 대부업체를 만들었고, 많은 특혜를 주었다면 원래 취지에도 더더욱 맞지않는 일이다. 2024년까지 대부업체 정리과정에서 관련 자산 일시처리용으로 예스자산대부를 만들었고, 예스자산대부도 2024년까지 정리한다면 오해는 풀릴수 있다. 그렇게할지는 더 지켜봐야할 일이다.

오케이금융그룹내에는 이런 유형의 회사가 예스자산대부만 있는게 아니다. 일감몰아주기나 외부기업과의 경쟁을 원천봉쇄한채 자기들끼리만 밀어주고 끌어주는 부당내부거래 현상들이 도처에 많이 보인다. 전 계열사가 따지고보면 거의 모두 직간접적으로 최 회장 개인회사들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공시대상 기업집단이었다면 문제가 됐을 일들이 많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이 마련한 내부거래 기준아래 진행된 부분”이라며 일감몰아주기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국부유출 논란과 관련해서는 “한국에 진출할 당시 일본계 대부업체를 인수했고, 일본법에 따라 일본법인이 필요한 구조였다”면서, “구조에 기반한 추측일 뿐이며, 대지주인 오 회장은 배당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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