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겨울준비:이른 추위·한파 예고..온정 손길 절실→위드코로나 전환 발판 나눔문화 확산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집 앞 편의점에서 늦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간식거리를 산 뒤 계산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앞에는 초등학생 형제 두 명이 계산을 하고 있던 상황. 하지만 이들은 아동급식카드의 잔액이 부족해 원하던 물건을 전부 구매하지 못하고 일부를 진열대로 다시 가져다 놓으려 했다. 이씨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형제들이 가져다 놓은 물건을 대신 구매해 형제들에게 나눠줬다. 형제들은 고맙다고 인사한 뒤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골목 어귀로 급하게 사라졌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이런 상황이 익숙하지 않은지 이씨에게 “인터넷 커뮤니티 글로만 보던 내용을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친절하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이씨도 이런 상황이 처음인지라 당황해 빠르게 계산을 마치고 자리를 피했다.

<사진=뉴시스>

10월 중순부터 이른 추위를 시작으로 11월 중순 첫 눈 예보가 나오며 우리 주변의 소외 이웃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와중에 추위까지 겹치면서 취약계층에게는 더욱 혹독한 시간이 예고된 모습이다. 

특히 올 겨울 북극 한파가 몰려올 것이라는 분석은 이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의 필요성을 더욱 대두시키고 있다.  

# 5000원..고작 편의점에 그친 결식아동 끼니

3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결식아동 및 아동급식카드 이용 건수’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결식아동 27만3850명 중 아동급식카드를 이용한 아동은 39.9%(10만9369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는 결식아동 급식지원사업 지원대상은 ▲18세 미만의 결식 우려가 있는 수급자, 차상위, 한부모가정 등의 아동 ▲결식 발견 또는 우려되는 아동 ▲아동복지프로그램 이용 아동 등 30만8000여명이다.

아동급식카드를 지급하는 지역은 15개 광역지자체 등이며, 전남과 제주 등 일부 지자체의 경우 부식과 도시락 배달 등도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 지역의 아동급식카드 사용이 편의점에 치중되는 등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용처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과 함께 지원 금액이 현실 물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자체별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전이 72.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 70.6% ▲강원 62.8% ▲부산 58.3% ▲전북 52.6% ▲인천 51.9% ▲충남 51.7% ▲경남 51.1% 등으로 절반 이상을 넘었다.

반대로 경기도와 서울은 각각 8.6%, 13.4%에 불과했으며, 충북과 경북, 세종, 울산 등도 20%대 중반에서 40%대 후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강 의원은 “현재 복지부 권고 단가인 1식 6000원도 현실 물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금액이며, 여전히 일부 광역지자체는 5000원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지자체 예산 확충을 통해 평균 외식비 수준의 급식 단가를 지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결식아동들에 대한 영향 결핍도 위험 수준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아동급식카드 이용 건수는 378만768건이다. 이는 월평균 31만5064건으로 2019년 대비 1.8배 늘었다. 올해 8월까지 이용 건수도 224만2964건으로 월평균 28만370건에 달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동급식카드로 사 먹은 음식의 질은 대체로 떨어졌다. 이용 건수 64.9%가 편의점에서 사용된 반면 일반 식당은 21.0%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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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추위에 한파 예고까지..취약계층 겨울나기

우리 소외이웃 가운데 결식아동만 있는 것은 아니다. 취약계층의 올 겨울나기도 걱정이 크다.

연탄은행에 따르면, 전국 8만1721가구는 연탄 난방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초생활수급 가정 등 열악한 가구는 6만8816가구로 전체 84.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연탄 가격은 800원. 하루 평균 10장의 연탄을 사용한다고 가정한다면, 한 달 난방비는 대략 24만원에 달한다. 이는 서울시가 조사한 겨울철 가구당 월평균 난방비(12만9000원) 대비 약 2배 이상 높다.

케이웨더는 올 겨울 라니냐의 발달과 음의 북극 진동, 평년 대비 많이 녹은 북극 얼음, 유라시아 대륙 눈 덮임 면적 증가 등의 영향으로 지난 겨울보다 더한 혹한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강화된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강화된 방역 조치로 자원봉사자 발길까지 줄어들었으며,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취약계층, 홀몸 어르신 가정을 직접 방문해 대면으로 배달해야 하는 봉사활동 특성상 취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개인 봉사자는 물론 회사, 사회복지단체의 움직임이 줄어 연탄은행의 연탄 기부도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연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나흘 연속 2000명대를 기록하며 위태로운 상황. 이에 취약계층이 느끼는 추위도 한층 더 차가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611일 만에 발표한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시행을 알리면서 취약계층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움직임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지역 취약계층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1200여장의 연탄 전달을 했으며, 올해 말까지 7000만원 상당의 연탄 8만5400장을 대구와 경북지역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에 지원한다는 계획을 알렸다.

또한 남양주시, 안성시 등 지자체도 저소득 소외계층 등에 연탄, 난방유 등 겨울용품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밖에 지역별 자원봉사센터 등도 지역 연탄은행과 연계해 사랑의 연탄 나눔 행사를 전개하는 겨울철 온정 나누기에 동참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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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지쳤지만..위드코로나 전환 이웃에 따뜻한 손길

지난해 12월1일 전국에서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을 시작으로 희망 2021 나눔 캠페인이 전개된 바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목표액이 다소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높은 관심 속에서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기도 하면서 코로나 정국 속에서 이웃사랑 실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올해도 지난해와 상황은 다르지 않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에 제약을 받지 않는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을 알렸다는 점은 다르다.

이에 자원봉사 단체들은 정부의 방역 완화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취약계층이 위드코로나에 거는 기대가 크다.

검은 석탄으로 이뤄진 연탄. 빨갛게 달아올라 제 몸을 태워 하얗게 사그라진 뒤에도 끝까지 쓰임새 있는 곳에 사용된다.

긴 코로나 정국 속 국민의 몸과 마음은 지쳤다. 하지만 일상 회복으로의 전환을 앞둔 시점에서 올해만큼은 우리 사회가 연탄처럼 온정으로 취약계층의 몸을 따뜻하게 덥혀 우리 이웃이 추위, 배고픔에 시달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등 따뜻하게 보듬어 줄 수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올해도 전국 각지에 설치되는 사랑의 온도탑이 예년과 같이 100도 이상을 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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