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사진: 토스뱅크]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사진: 토스뱅크]

[디지털투데이 문정은 기자] 5일 공식 출범한 토스뱅크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에 맞춰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내로 조절하기로 했다. 다만 앞서 제시한 중금리 대출 목표치는 직접 구축한 신용평가모형으로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까지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토스뱅크의 대출 상품에 관심이 쏠렸다.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중단했으며 신용대출 한도도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케이뱅크 역시 신용대출의 기존 최대한도를 2억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줄였다. 마이너스통장 대출과 신용대출 플러스의 최대한도도 1억원으로 조절됐다. 

이날 토스뱅크는 단 하나의 신용대출 상품을 공개했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프라임·중금리 대출 등의 구분을 두지 않았다. 최저 연 2.76%~최고 연 15%(5일 기준)에 달하는 금리 범위를 제시했으며 대출한도도 최소 100만~최대 2억7000만원이다. 

토스뱅크가 하나의 신용대출 상품을 제공한 이유는 고객이 단 한번의 조회만으로 대출 한도와 금리를 확인하고, 한번의 승인으로 대출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어떤 대출 상품이 본인에게 유리한지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토스뱅크도 가계대출 관련 동일한 규제 환경에 놓여있다. 이에 토스뱅크는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에 한해서 한도를 연봉 이내로 줄였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과 함께 중금리 대출 비율을 맞추기 위해 고신용자 대상 대출 상품에 한해 한도를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토스뱅크도 시중은행과 동일한 (가계대출) 규제 환경에 놓여있다. 이에 협력할 것"이라며 "영업 과정에서 정부 정책과 고객 수요, 시장 경쟁 상황 등에 따라 또 (대출 상품 내용이) 유동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금리 대출 목표치 달성은 문제없다고 밝혔다. 앞서 토스뱅크는 영업 첫해부터 중저신용자 비중을 30% 이상으로 설정하고, 40%를 상회하는 수준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대표는 "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본연의 임무는 중저신용자 포용에 있다"며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포함하는 (토스뱅크의) 신용평가모형으로 중금리 대출 목표 비율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말했다. 

토스뱅크 신용평가모형 관련 홍 대표는 기존 금융권 모델보다 많은 고객들이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증빙 소득 외에도 지출 능력, 다양한 청구서 납입 금액, 현금 잔고 등 새로운 요소들을 상환 능력으로 환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구축했다"며 "소득을 증명하기 어려웠던 중저신용자들에게 높은 한도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전했다.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토스뱅크'의 화면. [사진: 토스뱅크 기자간담회]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토스뱅크'의 화면. [사진: 토스뱅크 기자간담회]

또 토스뱅크의 조건없는 '연 2% 이자 지급' 혜택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토스뱅크의 수신상품 또한 '토스뱅크 통장' 하나인데, 이는 만기나 최소 납입 금액 등 아무런 조건 없는 연 2% 이자를 지급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기존 은행이 제공해왔던 적금, 예금상품 등은 토스뱅크의 별도 기능으로 담았다. 예금 상품은 '나눠서 보관하기'로, 적금은 '잔돈 모으기' 또는 '목돈 모으기' 기능으로 명명했다. 

하루만 맡겨도 연 2% 이자를 지급하는 파격 혜택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이에 홍민택 대표는 "(연2% 수신금리는) 현 조달금리 대비해서 높은 수준이 아니며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 건전성과 수익성 등 정부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하며 상품을 만들었으며, 앞으로도 이 혜택을 지속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단 하나의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소개하며 발생하는 모든 수수료가 '무료'인 점도 강조했다. 토스뱅크 체크카드는 전월 실적 등의 조건 없이 생활밀착형 5대 카테고리에서 결제하면 매달 최대 4만6500만원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회사에 따르면 국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용 수수료가 없다. 또 카드 재발급이나 은행증명서 발급에 따른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같은 파격 혜택과 공격적인 마케팅에 일각에서는 자본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홍민택 대표는 "향후 5년간 약 1조원의 증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며 "토스뱅크가 시장 흥행에 성공할 경우 서비스를 중단 없이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더 빠르게 증자할 수 있도록 주주사와도 긴밀하게 협의돼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토스뱅크는 은행 본연의 서비스에 집중하고 시장 반응을 살피며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전세자금 대출을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주택담보대출도 관련 법적 문제를 살피고 있다. 

상장 계획에 대해 홍민택 대표는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우선 은행 본연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 선택을 받은 이후에 편의를 확장하는 차원에서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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