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장면 일부 ⓒ넷플릭스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 흥행 고공행진 중인 넷플릭스 웹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여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참가자들이 우승 상금 456억원을 놓고 목숨 건 게임을 벌이는 내용의 <오징어 게임>은 영화 <도가니>, <남한 산성>, <수상한 그녀>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징어 게임>은 공개된 지 4일 만인 지난 21일 미국 넷플릭스에서 1위를 달성하고 전 세계 넷플릭스 드라마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K-콘텐츠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

그런데 해당 작품에 등장하는 일부 장면을 두고 여혐 논란이 제기됐고, 이를 둘러싼 시청자들 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오징어 게임 왜 봄, 여혐 진짜 심하다’는 제목의 글이 이번 논란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글쓴이는 “오징어 게임을 보고 생각나는 것만 정리해 봤는데 제발 안 봤으면 좋겠다”라는 말과 함께 해당 작품을 봐서는 안 되는 이유 11가지를 나열했다.

글쓴이는 “빚지고 노름하는 한국 남성들 때문에 엄마들이 고생한다”며 “주인공이 전 와이프 집에 침입해 윽박지르는 장면이 나온다”며 신체적인 폭력 장면은 없었지만 충분히 폭력적이며 위협적으로 느껴진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성인 남성이 어린 여자애를 폭행하는 장면이 나온다”이에 그치지 않고 “평등한 게임이라고 강요하지만 힘겨루기 같은 여자한테는 불공평한 게임을 넣어 여자들은 선택받지 못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고 주장했다.

또한 극 중 사망한 여성의 시체를 다루는 장면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글쓴이는 “죽은 여성의 시체를 남자 여럿이서 강간했다는 말이 나온다”며 “여자는 죽어서도 시체를 남기면 안 된다는 걸 연출했다”고 언급했다.

글쓴이는 이 외에도 “굳이 여자가 맞아서 죽는 장면만 자세히 보여준다”며 “여성 등장인물은 한명 제외하고 모두 사망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다른 누리꾼들도 극 중 상류층으로 비춰지는 남성 등장인물이 여성의 가슴 사이에 얼굴을 집어넣거나 엎드려 있는 여성을 발 받침대 등으로 연출한 장면을 언급하며 여혐 논란에 동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여혐 논란을 비판하는 의견도 존재했다.

해당 논란을 접한 누리꾼은 “극 중 장기매매, 살인, 집단 폭행까지 이뤄지는 상황에서 성폭행은 왜 표현해서는 안 되느냐”며 “해당 논리라면 모든 영화가 남혐이고 여혐이냐”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주장하는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진짜 시대착오적인 게 누굴까”라며 해당 논란에 반박했다.

이에 112만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도 거들었다. 그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여혐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원하는 대로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투자자는 물론 넷플릭스는 한국에서 드라마를 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와 같이 여성들이 극 중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면 차라리 여성 등장인물을 없애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성공회대학교 최진봉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극 중에서 어떤 부분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이야기 전개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고 특정 성을 폄훼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촬영한 게 아니라면 여혐, 남혐 논란으로까지 번질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전체 극 중에서 그 장면이 꼭 필요한 내용이냐 아니냐가 우선 증명돼야 한다”며 “독재시대처럼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 자체를 드라마에서 금지한다면 이는 창작의 자유가 저해되는 것과 같다. 창작의 자유는 어느 정도 허용하되, 창작자들도 전체 스토리에 대해 필요하지 않은 장면들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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