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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디지털 혁신의 핵심은 ‘가성비’”

‘키위뱅크’ 출시 이후 실적 ‘고공행진’…건정성지표도 업계 상위
‘중금리대출’ 시장서 인터넷은행과 대결…“위기이자 기회다”

 

[FETV=홍의현 기자] “금융권의 미래는 내부 디지털 역량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디지털 전환’이 아니라면 과연 바람직한 디지털 혁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는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KB저축은행 본사에서 진행한 FETV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역량’의 중요성을 그 무엇보다 강조했다. 하지만 “투자한 금액 보다 얻는 수익이 현저히 적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만 투자할 것이 아니라 수익 창출 및 비용 절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지난 2018년부터 KB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다. 1962년생인 신 대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했하고 KB국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북아현동지점장, 비서실장, 동부지역본부장, 소비자브랜드전략그룹 전무 등을 거쳐 2018년 KB저축은행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3연임에 성공하며 능력을 입증받았다는 평가다.

 

취임 초부터 신 대표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단연 ‘디지털 혁신’이었다. 실제로 취임 이후 저축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ATM 서비스’를 시행하는가 하면, 모바일 뱅킹 앱 ‘키위뱅크’를 출시해 365일 24시간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금융권 최초로 대면 상품인 햇살론에 전자약정, 비대면 실명인증 등 디지털 프로세스를 도입해 ‘온라인 햇살론’을 출시했으며 ‘평생계좌번호 서비스·오픈뱅킹 서비스’ 등을 시행하며 인터넷전문은행 부럽지 않은 디지털 전환을 이뤄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야심 차게 내놓은 모바일 플랫폼 '키위뱅크' 실적은 고공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KB저축은행은 키위뱅크 출시 전 대비 대출 신청은 11배, 대출실적은 3배 증가하며 올 상반기 대출자산 2조원을 돌파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대출자산 1조원을 달성하는 데 7년이 걸린 데 비해 2년 만에 2조원을 달성하면서 키위뱅크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건전성 지표도 상반기 기준 고정이하여신(NPL)비율 1.34%, 연체율 1.69%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저축은행 업계의 평균 NPL 비율이 3.6%, 연체율 2.7%인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신 대표는 “이 같은 디지털 성과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며 만들어진 ‘수평적 소통’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키위뱅크 서비스처럼 디지털 혁신에 투자하는 비용도 물론 발생하지만, 절감되는 비용도 크게 만들어 고객에게 금리 혜택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 KB저축은행의 기본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치열해진 ‘중금리 대출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다. 이에 키위뱅크를 중심으로 상품성을 강화하고 편리한 거래 및 상품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KB저축은행은 충당금 정책을 바꿔서라도 기본적인 금리를 낮출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중·상신용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금리정책과 한도정책을 펼치며 인터넷은행과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우리 고객군인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중금리 대출 상품도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 대표는 인터넷은행의 등장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중금리 대출 시장이 치열해지면 치열해질수록 전반적인 금리는 하향화할 것이라는 게 신 대표의 관측이다. 다만 저축은행으로서는 기존 고객을 빼앗길 수 있는 만큼, 경쟁력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신속한 심사 전략 변경과 철저한 모니터링이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신속한 의사결정 등이 가능한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한 것”이라며 “제도를 개선하고 고객별 차별화된 마케팅을 추진하면서 한도 및 금리 전략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4년째 회사를 이끌어 온 신 대표는 본인 임기 내 최종 과제로 “시스템 고도화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제공하고 직원들의 업무 환경도 디지털화해, 더욱 빠른 속도로 고객에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KB저축은행은 이를 위해 지난해 6월부터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KB금융그룹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오는 2022년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하는 이 시스템은 ‘온라인·오프라인·콜센터’ 등을 통해 유입되는 고객 정보를 통합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에게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개발 중이다.

 

내부 인력 강화도 놓치지 않을 계획이다. 신 대표는 “오는 2023년까지 전체 인력의 50%를 디지털 인력으로 구축하기 위해 단계적인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며 “기존 직원들에게는 디지털과 데이터, IT(정보기술) 등 직무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해 디지털 역량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끝으로 “직원들이 적재적소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창의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대표의 역할”이라며 “앞으로는 그 누가 KB저축은행을 이끌더라도 ‘디지털 역량’만큼은 뛰어난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