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원 규모’ 국민지원금 선점 경쟁
예약 서비스·가맹점 안내 등 특화 서비스 봇물
신규 고객 유치·휴면 고객 사용률 증대 목표
본격적인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카드사의 고객 유치 경쟁이 뜨겁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휴면 고객의 이용률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소득 하위 88%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 제공되는 국민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 충전,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 중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신용·체크카드 충전은 씨티카드를 제외한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에서 진행한다. 지난해 5월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전체 신청가구 중 67.4%가 신용·체크카드 충전 방식을 선택한 것을 감안했을 때 올해도 대부분 카드사를 통해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들은 11조원에 달하는 이번 지원금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해졌다. 다만 금융당국이 공적인 차원에서 재난지원금 관련 마케팅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만큼 이벤트성 행사 대신 특화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요일제 예약등록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은 온·오프라인 모두 시행 첫 주(6~10일)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를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출생 연도 끝자리가 2·7인 경우 화요일에 신청하면 된다.
예약 등록을 미리 신청해 두면 카드사가 고객의 해당 요일에 맞춰 자동으로 신청해주기 때문에 따로 기다릴 필요가 없다.
신한·삼성·우리카드는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안내한다. 신한카드는 집 근처에 있는 가맹점을 알림메시지로 알려주는 '우리동네 지원금 이용가게 알리미 서비스'를 운영한다.
하나카드는 국민지원금 신청과 관련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국민지원금 퀴즈테스트' 사이트를 개설했다. 각 카드사는 이밖에도 지원금 사용내역 및 조회 서비스 등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카드업계는 이번 재난지원금 지급이 즉각적인 수익 창출로 연계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원금 사용처가 전통시장, 동네 식당과 마트 등 골목상권 위주로 국한됐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영세·중소신용카드가맹점 선정 결과에 따르면 연 매출 3억원 이하의 영세가맹점은 총 223만1000개로 전체 가맹점의 75.7%를 차지한다. 이들은 신용카드 0.8%, 체크카드 0.5%의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연 매출 3억원 초과 30억원 이하인 중소가맹점 중 5억원 이하 가맹점에는 신용 1.3% 체크 1%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이들 가맹점 모두 카드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수료 구간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업계는 신규 고객을 유치하거나 휴면 고객의 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을 카드로 받게 되면 자연히 지급 금액 이상을 쓰게되는 만큼 고객 유치가 중요하다"며 "자사 카드를 오래도록 쓰지 않은 고객의 사용률을 높이는 쪽으로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주거래 은행·카드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미 지난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카드사 인프라 구축, 영업비용 등으로 수 십 억원의 손해를 본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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