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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모두가 진정으로 즐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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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모두가 진정으로 즐겼는가?
  • 이세은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8.07 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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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기 종목은 배제... 방송 3사 같은 종목 중계
delay, replay 등 외국어 남용도 문제

[소비라이프/이세은소비자기자] 막바지를 달려가는 도쿄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양궁에서 역대 최초로 3관왕을 달성하고, 여자배구는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에 진출하는 등 활약이 돋보였다. 하지만 올림픽 열기 뒷면에는 중계에 대한 아쉬움이 끊이지 않는다. 인기종목 위주의 중계로 시청자는 볼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고, 외국어 자막 남용 등으로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인기종목 위주 중계는 이전부터 비판의 대상이었다. 방송사는 시청률을 좇아 비인기 종목 중계를 배제했다. 그러다보니 방송 3사가 같은 종목을 동시 중계하는 일도 벌어졌다. 반면 요트, 배드민턴, 역도 등 일부 비인기 종목은 방송사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실제 요트 레이저급, 배드민턴 남자단식, 역도 여자 76kg급 경기는 인기종목에 밀려 중계되지 않았다.

특히 요트 레이저급에 출전한 하지민 선수는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다수 획득했고, 올림픽에 4번째 출연일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다. 그런데도 하지민 선수의 예선경기는 방송 3사 어느 곳에서도 중계되지 않았다. 그나마 KBS 온에어를 통해 중계됐다. 결선 경기 생중계도 당일에서야 확정되됐다. 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드는 장인데 방송사들의 편파적인 중계는 올림픽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서정 선수 경기. Replay, LIVE 등 영어 자막이 사용됨.
여서정 선수 경기사진에서는 Replay(리플레이), LIVE(라이브) 등의 영어 자막이 사용됐다.

과도한 외국어 자막 사용이 불편하다는 시청자 지적도 있었다. 여자 체조경기에 출전한 여서정 선수의 올림픽 중계에는 ‘LIVE(라이브)’, ‘delay(딜레이)’, ‘highlight(하이라이트)’, ‘replay(리플레이)’ 등의 영어 자막이 사용됐다. 각각 ‘생중계’, ‘지연중계’, ‘주요장면’, ‘다시보기’ 라는 뜻이다. 해당 단어를 쉽게 이해하는 사람도 많지만,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노년층이나 유아는 해당 단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시청하는 경우가 많다.

시청자의 지적 능력과 상관없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드는 데에 책임을 다해야 하는 방송사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KBS는 이런 비판을 수용해 ‘delay’ 대신 ‘지연중계’를 사용해 송출하고 있다. 모든 자막이 한국어로 변경된건 아니지만 시청자의 비판을 일부 수용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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