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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기대주⑫] 안세영, '노골드' 수모 끝낼 배드민턴 천재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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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 기대주⑫] 안세영, '노골드' 수모 끝낼 배드민턴 천재소녀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7.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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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됐던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오는 23일 개막한다. 한국 선수단은 전체 33개 정식종목 중 13개 종목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를 획득, 톱10에 진입한다는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포츠Q(큐)는 대회 전까지 포디엄에 오를 후보들을 종합해 시리즈로 송출한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20 도쿄 올림픽 배드민턴에는 남·녀단식, 남·녀복식, 혼합복식에 금메달 총 5개가 걸려 있다.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배드민턴 강국으로 위세를 떨치던 한국은 최근 2개 대회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다.

바르셀로나 대회 남자복식 박주봉-김문수, 여자복식 황혜영-정소영이 금메달을 땄고, 여자단식 방수현이 은메달, 여자복식 심은정-길영아가 동메달을 목에 건 이래 배드민턴은 꾸준히 한국 선수단의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통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선 금메달이 없었지만 2008년 베이징 대회 혼합복식에서 이용대-이효정이 우승하는 등 꾸준히 금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런던,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선 남자복식 이용대-정재성, 여자복식 정경은-신승찬이 동메달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다른 나라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2012년 런던 대회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하며 최강국 면모를 뽐낸 중국도 리우 대회에선 금메달 2개에 만족해야 했다.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각각 여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정상에 섰고, 여자단식에선 스페인이 비아시아 최초로 배드민턴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6월 마지막 주 각 종목 세계랭킹 1위 국적이 모두 다를 만큼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사진=EPA/연합뉴스]
여자복식 메달 기대주 이소희(오른쪽)-신승찬 페어. [사진=EPA/연합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며 자존심에 상처가 난 한국 배드민턴은 12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출격한다. 김충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남자단식 허광희, 여자단식 안세영·김가은, 남자복식 최솔규-서승재, 여자복식 이소희-신승찬과 김소영-공희용, 혼합복식 서승재-채유정으로 각 종목 출전 멤버를 확정했다.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이소희-신승찬(4위), 김소영-공희용(5위) 조가 나서는 여자복식에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리우 대회에서 정경은과 동메달을 합작한 신승찬은 이번에 동갑내기 파트너와 메달 색을 바꾸겠다는 각오로 나선다. 더불어 여자단식 안세영(8위), 혼합복식 서승재-채유정(6위)도 메달 가시권에 들었다는 분석이다.

한국 배드민턴은 이용대 등 스타 베테랑 선수들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는 등 세대교체 과정에서 침체기를 맞았다. 그때 홀연히 등장한 안세영(19·삼성생명)의 존재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2017년 12월 당시 중학생(광주체중3)이던 안세영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성인 언니들을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아 화제가 됐다. 중학생이 성인 대표팀에 합류한 건 이용대 이후 처음이었다. 그는 '천재 소녀'라는 관심과 부담을 이겨내고 착실히 경험을 쌓았고, 이제는 한국 여자단식 에이스로 성장했다.

2018년 아이리시 오픈에서 첫 성인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은 2019년 뉴질랜드 오픈, 캐나다 오픈, 아키타 마스터스, 프랑스 오픈, 광주 코리아 마스터스 등 5개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원래 도쿄 올림픽이 예정됐던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회가 미뤄진 게 진한 아쉬움으로 남을 만큼 상승세는 대단했다. 그렇게 1년 가까이 국제대회에 거의 참여하지 못했음에도 올해 1월 생애 처음 출전한 왕중왕전 격 BWF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 정상을 찍었다.

[사진=EPA/연합뉴스]
안세영은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 [사진=연합뉴스]

어릴 때부터 기본기가 탄탄한 데다 다양한 기술까지 보유했다. 성인 무대에 들어온 뒤 힘과 정교함을 장착했고, 타고난 성실성과 근성, 대범함까지 갖추면서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올해 1월 태국에서 연달아 열린 국제대회에서 리우 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에 번번이 패하자 "많이 배웠다. 지더라도 계속 붙고 싶다"며 승부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림픽을 앞두고는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하고 싶다"며 의욕을 감추지 않기도 했다.

세계랭킹 4위 마린은 지난달 무릎 수술을 받아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강호들이 산재해 있다. 1위 타이쯔잉(대만), 2위 천위페이(중국), 3위 오쿠하라 노조미(일본), 5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6위 랏차녹 인타논(태국), 7위 푸살라 신두(인도) 등 상위 랭커들은 모두 라이벌이나 다름 없다.

특히 천위페이는 안세영에게 4전 전승을 거둔 천적이다. 대진 상 천위페이와는 8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8강이 메달 획득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안세영이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면 20세에 올림픽 챔피언이 된 이용대(2008 베이징 혼합복식 금), 라경민(1996 애틀랜타 혼합복식 은), 방수현(1992 바르셀로나 여자단식 은)이 세운 최연소 배드민턴 올림픽 메달 기록을 19세로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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