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 '고리대금업·일본계' 반감과 최윤 회장의 지나친 일감몰아주기
OK금융 '고리대금업·일본계' 반감과 최윤 회장의 지나친 일감몰아주기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1.07.0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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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동안 올린 회수이익만 5,397억원. 이 기간 매출액의 90%...공시대상 기업집단이면 모두 문제돼
설립 7년만에 영업이익률 78%에 이익잉여금 2,387억원의 '초알짜' 회사로 성장...이런 회사들 수두룩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2019년 1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9 경영전략회의’에서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OK금융그룹>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최윤 회장은 2019년 10월7일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회사이름을 아프로서비스그룹에서 ‘OK금융그룹’으로 변경했다. ‘OK’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처음 선보인 이름이다. ‘오리지널 코리안(Original Korean)’이라는 뜻을 담아 만든 단어다.

회사이름을 OK금융그룹으로 바꾼 데는 진정한 '한국 기업'이라는 의미와 대부업을 청산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OK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로 유명한 OK금융그룹은 저축은행 1곳과 국내 대부업체 4개 등 국내외에 모두 35개의 계열사들을 거느린 금융전문그룹이다.

국내 계열사들의 지분구조를 보면 좀 복잡하지만,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사실상 최 윤 회장 1인 소유 그룹이다. 최 회장은 현재 크게 4갈래로 한국 OK금융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우선 오케이홀딩스대부(최 회장 지분율 97.4%)를 통해 오케이저축은행(홀딩스대부의 지분율 98%), 오케이캐피탈(100%), 오케이신용정보(51%)를 거느린다.

◆오케이 금융그룹 최윤 회장 일가 최대주주인 예스자산대부 대표적...1조넘는 계열사보유 대출채권을 15% 헐값에 매입

또 최 회장 지분이 100%로 알려진 일본법인 J&K캐피탈을 통해 국내 대부업체들인 러시앤캐시의 아프로파이낸셜대부(J&K캐피탈 지분 98.84%)와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100%)를 거느리고 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100% 자회사들로는 오케이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와 미즈사랑이 있고,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의 100% 자회사는 엑스인하우징이 있다.

최 회장은 또 과거 대부업체였던 원캐싱에 지분 52.31%를 직접 갖고 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도 이 회사에 지분 28%가 있지만 최대주주는 최 회장이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 일가가 직접 지분 74%를 보유, 최대주주인 독특한 위상의 계열 대부업체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예스자산대부다. 지분을 보면 최윤 회장 20%, 최선 최혜자 이와타니카즈마 각각 18% 등 최회장 일가가 74%로 최대주주다. 최선은 최회장의 아들임이 확실하지만 최혜자씨과 일본인 이아타니카즈마는 정확히 누구인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가족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최 회장 일가 외에 계열사 엑스인하우징이 26% 지분을 갖고 있다. 2016년까지만 해도 최윤 회장 외에 최 회장의 친동생들로 알려진 최호씨와 최용씨도 각각 18%의 지분을 갖고있었다. 사토류지란 일본인도 8% 지분이 있었다. 2017년이후 현재의 지분구조로 바뀌었다. 동생들 대신 아들 등으로 주주구성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가 주목의 대상이 되고있은 것은 설립 직후부터 직접 대부업을 하기 보다 계열사들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싸게 대량으로 매입한 후 이 채권들을 회수해 많은 이익을 올리는 영업방식을 처음부터 고수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사람들은 신용도가 낮아 은행 등을 이용하기 어려워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신용도가 낮고 담보도 보통 없기 때문에 고금리의 신용대출이 될 수 밖에 없다. 대출을 연체하거나 결국 돈을 못갚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OK금융, 직접 대부업 아닌 계열사들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싸게 대량매입 후 이 채권회수 통해 많은 이익 올리는 영업

예스자산대부는 설립직후인 2014년부터 계열사들로부터 대량의 대출채권을 파격적인 가격에 속속 매입하고, 이 채권들을 회수해 많은 이익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2014년의 경우 계열 대부업체 예스캐피탈대부로부터 대출원금 5,260억원인 대출채권들을 단돈 170억원에 사들였다. 원금의 3.2%에 불과한 가격이었다. 시장에서는 보통 원금의 30~40%까지만 떨어져도 싸게샀다는 말이 나오는데, 파격적인 할인가였다.

또 다른 계열사들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에선 원금 3,764억원의 대출채권들을 740억원에 매입했고, 오케이프로캐피탈에선 17억원짜리를 5,300만원에, 원캐싱대부에선 471억원짜리를 83억원에 각각 매입했다. 미즈사랑대부로부터도 573억원짜리를 98억원에 매입했다.

대출원금 합계 1조86억원에 이르는 대출채권들을 설립 첫해에 단돈 1,094억원에 대거 사들였다. 원금대비 평균 10.8%에 불과한 헐값이었다. 예스자산대부는 이중 일부를 회수하는데 성공, 2014년 한해동안 모두 265억원의 외부매입채권 회수이익을 올렸다.

2014년 한해동안 올린 이 회사의 매출(영업수익)이 310억원이었는데, 매출의 무려 85.4%가 계열사들로부터 사들인 대출채권을 회수해 올린 수익이었다. 가만 있는데 계열사들이 헐값으로 대출채권들을 경쟁적으로 넘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룹 고위층의 지시없이는 있기 어려운 일들로 보인다.

그 이후 매년 이런 현상이 계속됐다. 대부업체들 뿐아니라 오케이저축은행이나 오케이캐피탈같은 비대부업체들도 대출채권을 예스자산대부에 헐값으로 넘겼다. 그룹에 오케이신용정보라는 전문추심업체가 있었는데도 유달리 예스자산대부에 누가봐도 헐값으로 많은 대출채권들이 넘어갔다.

2016~18년 3년동안은 매출액대비 외부매입채권 회수이익 비율이 98~99%에 달하기도 했다. 계열사들로부터 매입한 대출채권을 회수해 올린 이익이 거의 전매출이었다는 얘기다.

2018년부터 작년까지는 계열사 대출채권의 신규매입이 없었고, 신규매입은 2014~17년 4년동안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기간동안 매입한 대출채권 매입가총액은 2,893억원이었고, 이 대출채권들의 원금총액은 1조9,089억원이었다. 원금의 평균 15.1%란 헐값에 사들인 셈이었다.

설립 1년도 안된 회사가 채권 인수해 첫해부터 엄청난 회수이익...명백한 일감몰아주기-회사기회 유용-사익편취 혐의

이 대출채권들을 회수해 2014년부터 작년까지 7년동안 올린 회수이익은 모두 5,397억원. 이 기간 예스자산대부의 매출액 합계가 5,877억원이었으니 전매출의 90.4%가 여기서 나온 셈이다. 계열사들의 파격적 지원 덕분에 예스자산대부는 큰 힘 안들이고 설립 7년만인 작년 매출 974억원, 영업이익 768억원, 당기순이익 570억원을 올리는 초알짜회사가 되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78.8%에 달하고 7년동안 쌓아둔 이익잉여금만 2,387억원에 달하는 초우량기업이다. 그것도 임직원수 불과 29명의 작은 회사가 말이다.

물론 매입가격이 특혜나 아니냐를 두고서는 시비가 있을수 있다. 오케이저축은행 같은곳은 일부 언론의 취재에 “대출채권 속성이 달라 경쟁사에 비해 싸게 팔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2개 이상의 외부기관의 평가 아래 진행된 정상적인 수의계약인데다 금융당국에서도 정기 검사를 받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설립 1년도 안된 회사가 채권을 인수해 첫해부터 엄청난 회수이익을 올렸다는 것은 누가봐도 특혜라는 말이 나올 만한 것이다. 그렇게 쉽게 회수되는 것을 왜 본인들이 직접 하지 않고 싸게 팔았냐는 지적이 당연히 나온다.

만약 오케이금융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총자산 5조원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이었다면 이 문제는 크게 이슈화되었을 것이다. 누가봐도 명백한 일감몰아주기이고, 회사기회 유용이고, 사익편취 혐의가 농후하기 때문이다. 예스자산대부는 오너일가의 지분이 20%가 넘고, 매년 수혜대상 금액도 200억원이 훨씬 넘는다.

오케이저축은행의 작년말 자산총액만 해도 9조원이 넘어 오케이금융그룹 전체자산은 20조원이 넘을수도 있다. 그런데도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인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은 남의 돈으로 장사하는 금융업체들의 지정기준은 자산총계가 아니라 자본총계이기 때문이다. 오케이금융그룹의 자본총계는 아직 5조원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최윤 회장, 일본계 자금에 고리대금업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극히 조심해...금융당국도 OK금융의 국부유출 의혹 견제

그러나 작년말 현재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자본총계만 2조2,966억원이고, 오케이저축은행 8,151억원, 오케이캐피탈 5,200억원, 오케이홀딩스대부 9,196억원, 예스자산대부 2,388억원 등이다. 몇 년안에 5조원선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그룹중에서는 교보생명, 농협, 미래에셋, 한국투자금융지주, 현대해상화재 등만 현재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돼 있다.

꼭 공시대상 기업집단이 아니라 사안이 심각하다고 공정위가 판단하면 공정위가 행동에 들어갈 수도 있다. 공정위가 최근 몇 년간 이런 입장을 여러차례 밝혔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판단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국부유출 의혹도 제기되지만 그런 증거는 아직 없는 것 같다. 2014년부터 작년까지 예스자산대부의 주주배당은 한푼도 없었다. 최 회장 등이 거액의 연봉을 챙겼다는 흔적도 아직 없다.

최 회장은 오히려 일본계 자금에 고리대금업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극히 조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최 회장의 국내진출 초기 때부터 국부유출 의혹을 자주 견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감독원 전 고위관계자는 “일본계자금의 한국 초기진출 당시 손정의 자금이니, 야쿠자 자금이니 하는 의혹들이 많아 허가조건으로 국부유출 문제나 배당 등에 신중을 기하도록 일본계 자금들에 당부한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이익이 많이 나는데도 아직 배당을 한푼도 안가져간 것도 이때문으로 보인다.

오케이금융그룹 내에는 이런 유형의 회사가 예스자산대부만 있는게 아니다. 일감몰아주기나 외부기업과의 경쟁을 원천봉쇄한 채 자기들끼리만 밀어주고 끌어주는 부당내부거래 현상들이 도처에 많이 보인다. 전 계열사가 따지고 보면 거의 모두 직간접적으로 최 회장 개인회사들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공시대상 기업집단이었다면 문제가 됐을 일들이 많다.

◆OK금융그룹, “부실채권 매각 가격, 복수 외부기관 감정가격으로 산정...계열사간 자금거래 수시 정기감사 진행” 

OK금융그룹 측은 이에 대해 “부실채권 매각은 ‘채권 추심 및 대출채권 가이드라인’에 준수하여 진행되고 있으며, 관련법 규정에 따라 복수의 외부 감정평가기관 감정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가격을 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계열사 간 자금거래는 그룹의 경영상, 사업적 판단 하에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법 규정에 의거, 수시 보고와 정기감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 금융권 인사는 “OK금융은 항상 ‘일본계’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여기에 재일교포 3세인 최 회장이 야쿠자 출신이라는 루머부터 J&K가 배당 등으로 한국의 자본을 일본으로 유출시키고 있다는 소문, 자금 횡령설 등 악성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해당 루머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심지어 최 회장은 재일교포 3세 출신임에도 지금까지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한국인이다. 그럼에도 OK금융은 '일본계 대부업체'라는 이미지와 꼬리표를 떼야 하는 과제를 아직껏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OK금융그룹 측은 계열사 간 부실채권 매각에 대해 "부실채권 매각은 '채권 추심 및 대출채권 가이드라인'에 준수하여 진행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인 점을 감안하여 제 52조 및 동법 시행령, 8921항에 따라 복수의 외부 감정평가기관 감정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가격을 산정하고 있다"면서 "또 17조에 따라 매입 실사를 통해 채권 추심 관련 법규를 준수하여 채권 추심 행태 및 민원의 주요 내용도 점검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계열사 간의 자금거래에 대해서는 "OK금융그룹은 소비자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해 현재 저축은행, 캐피탈사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금융기업이다. 계열사 간 자금거래는 그룹의 경영적, 사업적 판단 하에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한 세부 절차는 법인세법 52조에 의거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수시 보고, 정기 감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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