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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은 위원량의 증손집에서 한시 초고 찾아내다! - 장흥군 부산면 용동마을 ‘위원량기념비’ 관련
  • 기사등록 2021-05-27 13: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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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김상봉 기자]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장흥 암각문을 조사해 온 장흥문화원(고영천 원장)과 해동암각문연구회 홍순석 회장(강남대 명예교수)은 5월 25일 회은 위원량의 한시작품 1건을 증손댁에서 발굴했다.

 

홍교수는 지난 11월에 수리봉 위원량 망곡서(望哭書)’ 암각문을 고증해서 학술적 가치를 제고한 바 있다


이후 장흥문화원과 함께 위원량의 사적을 추적하면서 많은 자료를 발굴했으며, ‘회은위원량송암정유허위원량 기념비’ 암각문을 조사하여 고증하고 있다.

 

회은 위원량(魏元良/1882~1945)은 전남 장흥군 기동마을의 토반인 장흥위씨 가문에서 천석꾼의 아들로 출생한 인물이다행장이나 비문이 없어 자세한 생애를 정리할 수 없다


족보의 단편적인 기록과 어렸을 적에 회은을 보았던 지금의 원로들 기억이 전부이다원로들의 증언에 의하면, “매우 근엄하고검소하였으며문중이나 마을에 자선을 베풀어 칭송이 자자했다는 평을 듣는 인물이다.

 

회은은 청년 29세 때 한일합병의 국치를 당하고 울분을 토로하며 수리봉 정상의 암벽에 망곡서’ 한시 작품을 새겼다가산을 희사하여 인근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고장흥위씨 가문의 대소사에 적극 희사했다부산면사무소 옆에 위치한 장흥위씨 3세 효열각을 건립한 사람도 회은 위원량이다


그 같은 공적을 기리기 위하여 장흥위씨 장천문중과 지역 유림에서는 회은 위원량 중건묘각 표창비전참봉 위공원량 선행비를 세웠다부산면 용동마을의 위원량기념비도 수로 공사비를 희사한 것에 대한 공적비이다.

 

1백년도 안된 기념비가 방치된 채 훼손되어 판독이 어려울 정도였지만전문가들의 자문으로 판독을 마쳤다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有岩在洫 바위가 봇도랑에 막혀 있기에

攻治築磯 잘 다스려서 자갈돌을 쌓았으며

置流不滅 물길을 내어 마르지 않게 하였나니

厥功何傳 그 공적을 어떻게 전하겠는가

 

위원량기념비에 새긴 찬사(讚辭)를 보면 물길을 가로막은 바위는 깎아내고자갈돌을 잘 쌓아서 수로를 만들었으며물이 마르는 일이 없도록 하여 농사에 큰 도움을 주었다는 내용이다.

 

위원량기념비(魏元良紀念碑)’ 암각문은 장흥읍 부산면 용동마을 길가 수로(水路)의 암벽에 있다별도로 조성한 비석 형태의 기념비를 산기슭 암벽을 파고 넣어 시멘트로 고정한 것으로해서체로 쓴 「魏元良紀念碑」 6자를 중앙에 종서로 새기고좌우에 작은 글씨로 4언 고시를 새겼다.

 

비석 형태의 기반암 총규모는 가로 45cm×세로 95cm이며글씨 하나의 크기는 10cm× 10cm이다.

 

부산면 기동마을에 거주하는 후손들에 의하면 회은 위원량이 사재(私財)를 희사하여 수로를 개설해서 농사에 도움을 준 공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라 한다조성 연대는 1930년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회은 위원량은 송암정에서 시문을 만년의 낙으로 여기고 일제강점기를 겪어낸 향사(鄕士)이다그럼에도 현재까지 홍교수에 의해 칠언절구 망곡서’ 1편과 칠언율시 <</span>송암정 松岩亭> 1편만 확인된 상태이다이 같은 정황에서 회은의 증손댁에 소장된 조객록(弔客錄갈피에서 회은의 한시 초고가 발견된 것이다.

 

내용을 검토한 홍교수는 이 자료는 용동마을의 수로 정비사업 때 지은 것으로기념비의 내용과 부합한다회은의 시문을 탐문하여 수습하고 있는데 우연히 이 자료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7언으로 지은 이 작품을 번역해 보인다.

 

前人未碎後人碎 전대 사람들이 부수지 못한 것을 후대 사람들이 부수어

從此更無崩頹憂 이로부터 다시는 무너지는 근심이 없으리니

水道碍岩從碎後 물길을 가로막은 바위를 부순 뒤로는

坐聽前野太平歌 앉아서 앞 들판의 태평가를 들으리

受釘尖石當其理 뾰족한 돌이 정을 맞는 것은 당연한 이치로

一碎從休百室優 한번 부서진 뒤로는 온집의 근심도 없어지리

 

홍교수는 이 자료를 본보에 제보하면서 향후 회은의 시문집이 발견된다면 일제강점기 우국지사로서의 면모를 살필 수 있는 시문이 많을 것이다며 함께 언론사와의 협동으로 찾아보면 어떨지 제안했다.

 

이에 장흥문화원은 장흥군(정종순 군수)과 함께 의향 장흥의 숨겨진 문화유산을 찾아보고 알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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