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유출 차단·사용 편리 불구 대부분 사용안해
지난 2월 시행 불구 업주도, 손님도 “잘몰라서”

한 업소에 비치된 출입자 수기 명부에 빼곡한 개인 정보들.
한 업소에 비치된 출입자 수기 명부에 빼곡한 개인 정보들.

실내외 폐쇄 공간 입장 시 개인 정보를 남기는 게 일상화된 시대다.

코로나19 전염병 예방과 향후 동선 추적을 위한 불가피성을 인정한다해도, 이곳저곳에 남긴 개인 연락처가 누군가에게 악용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마저 잠재울  순 없다.

이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QR코드 체크가 이뤄지지만, 해당 업소에 QR 리더기가 설치돼 있지 않다면 무용지물이다.

이럴 경우 대부분은 업소에 비치된 장부에 수기로 개인 번호를 남길 수밖에 없다.

만인에게 펼쳐진 장부에 전화번호를 남기고 나면 `개인정보 유출’이란 찜찜함을 떨칠 수 없다.

사실 이같은 불안감을 해소할 장치는 지난 2월부터 시행되고 있었다. 개인안심번호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선 잘 사용되지 않는다. 이유는? “몰라서”다.

최근 방문한 광산구 수완지구의 한 카페. 출입하는 손님은 예외없이 입구에 비치된 명부에 거주지,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적었다. 이날 출입자 30여 명을 살펴보니 모두 개인 핸드폰 번호를 기재했고, 안심번호를 적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대학생 이다은 씨는 “개인 안심번호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지만 매장에서 사용하는 걸 못 봐서 몰랐다”면서 “수기명부엔 대부분 휴대번호를 적지, 개인 안심번호가 적힌 건 본 적 없다”고 밝혔다

이어 “QR코드가 안돼 수기명부만 있는 매장에서 휴대전화 번호를 적는 게 찝찝했다”며 “개인안심번호는 발급 방법도 몰랐고, 매장에서도 안내가 없어 그동안 모르고 살았다”고 말했다.

핸드폰을 통해 개인안심번호를 간단하게 받을 수 있다.
핸드폰을 통해 개인안심번호를 간단하게 받을 수 있다.

개인 안심번호는 간단하게 발급받고 활용할 수 있다.

특정 휴대전화번호를 무작위로 변환한 문자열로 숫자 4자리와 한글 2자리 등 총 6자리로 재구성된 고유번호다. 해당 번호로는 누구도 문자메시지 발송 등 어떤한 연락도 불가능하다.

개인 안심번호는  네이버·카카오·패스의 QR체크인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QR코드 발급과 같은 창에서 확인할 수 있어 간편하다. 최초 1회 발급하면 이후론 QR발급기관(네이버·카카오)의 QR체크인 화면에서 언제든지 개인 안심번호를 확인할 수 있다.

발급된 개인 안심번호는 코로나19 종식시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렇듯 편리하고 정보 유출 위험이 없음에도 실제 사용자는 많지 않다. “알지 못해서”다. 손님은 물론 매장 운영자도 같은 처지여서 사용 권유도 이뤄지지 않는다. 

실제 기자가 수완지구 식당과 카페 등 무작위로 들어간 10여 곳 중 개인 안심번호를 안내하는 매장은 한 곳도 없었다. 

직장인 조윤진 씨는 “수기명부에 개인 안심번호를 적었더니 업주가 이 번호가 무엇인지 몰라 되물어본 적도 있었다”며 “좋은 제도를 제대로 시행하고 있지 않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휴대번호를 기입하는 실정이라 혼자 개인 안심번호를 적어도 되는 건지 헷갈린 적도 있다”며 “어떤 업주는 휴대번호를 똑바로 적으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오모 씨는 “그동안 QR코드 사용 등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수기명부를 사용했는데, 개인 정보 유출이 우려스럽긴 했다”면서 “지침을 제대도 전달받은 적도 없어 개인 안심번호를 몰랐는데, 이제부터라도 적극 안내하겠다”고 반겼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개인 안심번호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역학조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역학조사지원시스템을 개선했다”며 “국민들께서는 개인 안심번호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개인정보 유출 방지 및 감염병 관리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여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새봄 기자 newbom@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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