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의 새 시즌 키, 이번에도 이고은이 쥐고 있다

이정원 / 기사승인 : 2021-05-19 02: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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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키플레이어는 이고은입니다."

한국도로공사의 2020-2021시즌은 아쉬움 그 자체였다. IBK기업은행과 시즌 막판까지 봄배구 한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퉜으나 고비를 넘지 못하고 결국 4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김종민 감독을 비롯해 많은 이들은 세터 이고은과 공격수 간의 호흡이 조금은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언급하곤 했다. 김종민 감독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현대건설전 이후 "아직 (이)고은이가 뭔가 여물지 않은 느낌이다. 다음 시즌 준비를 좀 많이 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019-2020시즌 6위, 2020-2021시즌 4위로 최근 두 시즌 성적이 아쉬웠던 한국도로공사는 재도약을 노린다. 지난 5월 초부터 비시즌 훈련에 돌입한 한국도로공사. 다행히 지난 시즌 뛰었던 켈시 페인이 한국도로공사와 재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외인들의 기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김종민 감독은 켈시와 재계약을 서둘렀고 결국 사인에도 성공했다. 또한 2019-2020시즌까지 김종민 감독과 함께 했던 박종익 코치가 터키 연수를 마치고 다시 수석코치로 복귀했다. 터키에서 배운 훈련 방식 등 선진 배구의 흐름을 선수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김종민 감독은 다가오는 시즌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2020-2021시즌 봄배구에 오르지 못했음에도 한국도로공사는 김종민 감독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어떻게 보면 김종민 감독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 셈이다. 김종민 감독은 구단의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

2017-2018시즌의 통합우승을 재현하고 김천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기 위해서는 번뜩이는 활약을 펼칠 선수가 나타나야 한다. 김종민 감독은 이번에도 이고은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기자와 전화 통화를 가진 김종민 감독은 "다가오는 시즌 키플레이어는 이고은이다. 고은이와 (안)예림이로 이뤄진 세터진이 자리만 잡아준다면 쉽게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고은이는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혼나고 잔소리도 많이 듣고 있다.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 패스 리듬, 상대와 수 싸움, 경기 운영까지.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이고은과 박정아의 호흡이 아쉬웠다는 평이 많았다. 박정아는 486점으로 득점 부문 7위에 올랐지만 공격 성공률은 35.06%에 머물렀다. 35.06%는 박정아가 프로 데뷔 후 기록한 최저 공격 성공률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 시즌 이고은과 박정아의 호흡이 조금 더 맞았더라면'하는 아쉬움은 김종민 감독뿐만 아니라 한국도로공사 팬들에게도 있었다.

김종민 감독도 "정아가 실력적으로 떨어지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건 아니다. 고은이하고 호흡적인 부분에서 본인이 많은 부담감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리듬감이나 전체적인 부분이 떨어졌다고 본다. 그래도 우리 팀 에이스 아니겠는가. 다음 시즌에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거라 본다"라고 웃었다.

이고은의 패스가 빛나려면 리시브 라인의 활약도 결국 중요하다. 리시브 라인이 흔들린다면 이고은도 덩달아 흔들린다. 더군다나 한국도로공사는 타팀과 다르게 2인 리시브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훈련이 필요하고, 선수들과 호흡도 딱딱 맞아야 한다. 지난 시즌 고전을 면치 못했던 문정원, 게임 체인저 역할을 충실히 해낸 전새얀이 비시즌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과 함께 하는 리베로 임명옥은 현재 오른쪽 무릎 재활 훈련에 돌입했다. 재활 기간은 짧으면 2개월, 길게는 3개월 정도로 보고 있다.

김 감독은 "정원이가 지난 시즌 조금 떨어진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괜찮아 보인다. 믿는다. 정원이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새얀이도 많이 성장했다. 지금의 모습을 꾸준히 이어가려면 상대의 집중 마크를 잘 대처해야 한다. 명옥이는 원래 안 좋았던 부분을 수술했다. 골칫거리를 하나 제거한 만큼 더 좋은 모습 보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종민 감독은 팬들에게 재밌고, 끈질긴 배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과연 김종민 감독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는 말이 있듯이 세터가 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다. 이번에도 도로공사의 키는 이고은이 잡고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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