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노조 "홈플러스 강서점 온라인배송노동자 의식불명...3월 휴무제 변경 노동강도 증가"

노현주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4 15: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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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노조 14일 홈플러스 본사 앞 기자회견 개최..."과로로 쓰러진 홈플러스 배송기사 산재 책임" 촉구
- 지난해 11월 롯데마트, 올해 4월 신세계 SSG닷컴에서 연이어 온라인배송노동자 사망하는 사고 발생
▲대형마트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이 잇달아 숨지거나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온라인배송노동자들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을 촉구했다.(사진=마트산업노조)

 

[일요주간 = 노현주 기자]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이 잇달아 쓰려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롯데마트 온라인 배송노동자 A씨가 배송 도중 사망한데 이어 지난 4월 2일 새벽, 신세계 온라인 전용 SSG닷컴 김포네오물류센터에서 새벽배송일을 하던 배송노동자 B씨가 사망했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 서울 강서점에서 온라인배송노동자로 일하던 C씨가 5월 11일 오전, 출근을 준비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 됐으나 수술도 받지 못한 채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마트산업노동조합(이하 마트노조)에 따르면 C씨가 쓰러진 원인에 대해 병원에서는 뇌출혈로, 스트레스와 과로가 원인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마트노조 관계자는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2년 정도 일한 C씨는 40대 후반의 젊은 나이로 평소에도 건강했고 작년 건강검진에서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며 “하지만 최근들어 가족에게 일이 많이 힘들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홈플러스 강서점의 온라인 배송노동자들은 3월부터 휴무제가 변경됨으로 인해 노동강도가 증가했다”며 “하루 (차량) 20대가 배송하던 지역을 16대만 운영하면서 한 명의 노동자가 감당해야 하는 배송물량이 늘어났고 배송권역도 넓어져 노동시간도 길어졌다”고 열악한 노동환경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심각한 노동환경의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와 운송사는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강서점의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은 이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마트노조는 14일 오전 11시,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로로 쓰러진 온라인배송노동자에 대해 홈플러스가 책임있는 자세로 나설 것과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대형마트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이 잇달아 숨지거나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마트산업노동조합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온라인배송노동자들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을 촉구했다.(사진=마트산업노조)

마트노조는 “대형마트의 배송노동자들은 평소에도 많은 중량물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최근 벌어진 노동강도의 증가와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로 인해 C씨가 더욱 힘들어졌을 것이다. 더군다나 익숙한 배송권역에서 중량물을 짊어지고 올라가야 하는 일이 많은 지역으로 바뀌면서 육체적으로도 많이 힘들어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강규혁 위원장은 ”사경을 헤매고 있는 배송노동자의 문제에 대해서 홈플러스는 '우리 직원이 아니다', '우리랑 상관없다', '이편한물류에서 해결하고 책임져야한다'고 발뺌하고 있다"며 홈플러스가 가족들과 함께 대화하고 대책수립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온라인배송지회 이수암 지회장은 "이번 사고의 주원인은 갑작스럽게 바뀐 근무형태와 무리한 배송을 해야하는 구역 조정때문"이라며 "말은 휴무를 더 주겠다는 것이지만 임금 삭감은 왜 하는 것인지, 정말 노동자들을 위한다면 배송 무게 제한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니냐"며 홈플러스를 강력히 규탄했다.

마트노조 김성익 사무처장은 홈플러스 강서점 동료 기사의 발언문 대독을 통해 "3월, 4월 잇따라 일하는 환경이 바뀌었지만 우리는 직전에 통보만 받았다”며 “의견은 하나도 물어보지 않고 그냥 하라는 것이었다. 계약해지당할까봐 거부도 하지 못하고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서 마트노조 정민정 위원장은 “대형마트의 온라인배송노동자들은 마트에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다. 휴식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해 배송이 바쁘면 쉬지도 못하고 밥도 먹지 못한다”며 “대형마트들은 배송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는 관심이 없고 개선을 요구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운송사를 내세우며 책임을 회피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마트노조는 홈플러스와 이편한물류에 이번 사고에 대한 대책과 배송노동자들의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아직도 답이 없다”며 “홈플러스는 배송노동자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중량물 제한 등 노동자의 과로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마트노조는 작년부터 계속해서 온라인배송노동자들에게 산재를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면서 “정부는 더이상 온라인배송노동자를 방치하지 말고 하루빨리 산재보험을 적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마트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홈플러스 온라인배송노동자 C씨 가족의 의향에 따라 산재신청 등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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