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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인싸] 뷰티웹툰 작가 ‘된다’, 첫발은 스물아홉 퇴사 후 시작한 블로그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유튜브 전성시대, ‘네이버 블로그’로 크리에이터 세계에 입문해 인생 2막을 연 이가 있다. 다양한 뷰티 노하우를 공유하는 미용만화작가 겸 뷰티 크리에이터 ‘된다(본명 정나영)’다.

패션그래픽 및 의상 디자이너로 일했던 그는 6년 전 29살 패션회사를 그만둔 후 네이버 블로그에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다. 딱 1년만 하고 싶은 일을 하자면서 적성을 찾겠다고 나선 정나영 작가는 ‘뭐라도 되라고’ 하는 마음으로 이름을 ‘된다’로 지었다.

된다는 화장품 후기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마음에 재치있게 미용만화를 그려 블로그에 올렸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블로그에서 첫발을 내딛은 크리에이터 활동은 유튜브, 애니메이션, 패션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했다. 된다는 자신의 캐릭터를 활용한 디자인 한정판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도앤다스‘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와 함께 왓챠, 웨이브, 투니버스, 재능TV 등은 된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된다! 뭐든!‘을 공개하기도 했다. 너튜브 스타를 꿈꾸는 된다의 예측불허 일상을 그린 청춘 시트콤으로,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 차세대 플랫폼 애니메이션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됐으며, 올해 하반기 추가 시리즈를 준비 중이다. 이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된다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와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20대 마지막 시기에 회사를 그만둔 후 느꼈던 막막함도 잠시, 이제는 어엿한 뷰티 크리에이터로 성장한 된다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대기업 실장급 정도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뷰티와 만화가 접목된 콘텐츠의 힘이다.

향후 계획에 대해 된다는 “당분간 본질인 만화 콘텐츠에 더 집중하면서, 글을 많이 쓰려고 한다”며 “언젠가 꼭 나만의 책을 출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된다는 네이버 블로그로 새로운 시작에 도전하려는 이들에게도 조언을 남겼다. 일단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본 후 본인 적성과 글쓰기가 맞다고 생각한다면, 꾸준히 계속 해야 한다는 것이다. 된다는 “뻔하고 당연한 말이지만 이 뻔한 걸 끝까지 하는 사람은 없다. 지속성은 재능을 이긴다”며 “모두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뷰티 크리에이터 '된다'와의 서면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좋아하는 추천템과 노하우를 웹툰으로 그리는 ‘된다’입니다. 현재 네이버 블로그와 포스트,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을 운영하고 있어요.

Q. 뷰티 크리에이터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요?


살면서 딱 1년은 제 맘대로 살아보고 싶었던 게 계기였어요. 학교 다닐 때 휴학 한 번 하지 않았고, 이직할 때조차 휴식 없이 바로 회사를 옮기는 등 직장생활에서도 쉼 없이 살아왔었거든요. 그 부분이 늘 아쉬웠었죠. 그러다 6년 전 회사를 퇴사한 후 딱 1년만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고 싶었어요.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 많은 걸 시도했어요. 블로그는 가장 반응이 좋았고, 꾸준히 지속하게 됐어요.

Q. 된다라는 이름은 어떻게 정해졌나요?

1년간 내 적성을 찾는다고 했지만, 너무 막막하고 두려움이 컸어요. 뭐라도 해보겠다고 이렇게 애쓰는데 언젠간 뭔가 돼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뭐라도 되라고’ 된다라고 지었습니다. 고민 없이 만든 이름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름대로 되어가는 거 같아 잘 지었다고 생각해요.

Q. 미용만화는 어떻게 그리게 됐나요?

저는 처음에 제품후기를 사진과 글로만 남겼었어요. 그런데 노력 대비 보는 사람이 너무 없어 아쉬었죠. 누군가 읽어줬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 고민하기 시작했죠. 마침 집에 타블렛이 있어 제품 후기를 그림으로 그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일상과 제품에 대한 개인적인 후기를 접목한 미용만화를 만들게 됐습니다.

Q. 유튜브 채널도 있지만, 네이버 블로그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글쓰기를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작년 가을부터 올해 초까지 휴식기를 보내면서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삶을 돌아보게 됐는데, 그때 제 생각보다 글쓰기를 정말 좋아한다고 느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주제로 얘기를 하면,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과 대화로 풀겠지만 저는 항상 집에 가서 일기를 쓰면서 생각과 마음을 정리해요. 옳고 그름이 아닌 성향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Q. 콘텐츠 아이디어는 보통 어디에서 얻나요?


모든 것에 귀와 마음을 열어두는 게 중요해요. 실제로 써보고 좋은 제품뿐 아니라 주변인, 책이나 매거진, 유행어, 심지어 드럭스토어에서 우연히 들은 대화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요. 하나의 단서가 만화로 발전될 때도 있지만 제가 느끼고 체감한 것을 머리와 마음속에 저장했다가 알맞은 것과 딱 맞았을 때 가장 큰 에너지와 깊이를 보여줘요.

Q. 다른 크리에이터와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스토리가 있다는 게 가장 큰 차별점 아닐까요? 제품에 대한 후기나 유용한 팁을 일상과 섞어서 만화로 풀고 있으니까요. 지금도 미용만화라는 장르는 저밖에 없거든요. 6년이나 연재했는데 이 분야로 뛰어든 분이 없다는 건 특이 케이스라 생각해요. 아무래도 제품추천은 굉장히 상업적인 면이고, 일상은 굉장히 감성적인 면이다 보니,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면을 적절히 섞어 풀어낸다는 건 어려운 숙제죠. 늘 그 부분이 고민이라 한 번도 쉽다 느낀 적이 없어요. 그래서 지금도 다르게 표현하려고 트렌드를 공부하고 여러 일상을 직접 부딪혀 겪으며 오감을 열어 두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비즈니스 제휴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나요?


예전엔 혼자 일했었는데, 3년 전부터 아이스크리에이티브라는 MCN매니지먼트 회사와 계약해서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전에는 메일링부터 커뮤니케이션, 미팅, 작업, 채널운영까지 다 하려다 보니 힘들었어요. 소속사가 생긴 이후 일정 관리가 잘 돼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됐어요. 회사에서 수익과 일정 등을 브랜드사와 조율해주고 있어요.

Q. 네이버 블로그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나요?


블로그에 광고를 하지 않아도 애드포스트로도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유튜브로 치면 자동으로 붙는 재생광고 같은 거랄까요. 어떤 분들은 그 수익이 꽤 나쁘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설정을 잘 못 한 탓인지 애드포스트로는 월 평균 1만원에서 8만원 정도 수익뿐이었어요. 그것만으로는 생활할 수 없기에 따로 광고만화를 받아 그리고 있습니다. 정확한 금액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아마 대기업 실장급은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애니메이션, 브랜드 론칭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데요. 활동계획에 대해 알려주세요.

당분간 제 본질인 만화 컨텐츠에 더 집중하고 사람들과 많이 소통하고 싶어요. 글도 더 많이 쓰고 싶고요. 그래서 제 요즘 관심사는 역시 ‘출판’입니다. 언젠가 꼭 저만의 책을 내보고 싶어요.

Q. 네이버 블로그로 새로운 꿈을 찾으려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요즘 블로그가 다시 대세가 됐다고 들었어요. 글을 쓰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기에 좋은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유행이라도 글쓰기가 본인과 안 맞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일단 뭐든 해보면 좋겠어요. 블로그 운영법을 배우는 원데이 클래스라도 좋아요. 해봐야 나랑 잘 맞는지 안 맞는지 알 수 있잖아요.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만큼이나 안 맞는 일을 지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으니까요.

글쓰기가 적성에 맞는다면 당연하게도 꾸준히 오래 지속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뻔하고 당연한 말이지만 이 뻔한 걸 끝까지 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재능보다 중요한 건 지속성이에요. 지속성이 재능을 이깁니다. 모두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면 좋겠네요.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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