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계약된 백신 1억 5,200만회 분 즉 7,900만명분에 더하여 지난 주말 화이자 측과 백신 2,000만명분을 추가계약 하였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총 1억 9,200만 회 분 즉 9,900만명분의 백신물량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일각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토대로 백신가뭄 등을 지적하며 국민께 과도한 불안감을 초래하기도 하였는바,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26일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대국민 담화문’ 중 일부다. 지난 24일 정부가 화이자 백신 2000만명분(4천만회분)의 추가 도입 계약 체결 소식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가운데 홍 총리대행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우려에 분명하게 선을 긋고 나선 것이다.  

정 총리대행은 담화문에서 “우리나라는 국내 생산기반을 갖춘 몇 안 되는 나라로서 백신수급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며, 현재 국내 생산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 추진 중”이라며 백신도입에 대한 세부 내용을 자세하게 전했다. “4월 25일 현재, 정부가 제약사와 계약한 백신 도입 예정물량이 지연된 사례는 한건도 없음을 말씀드립니다”라며 제시한 세부 내용 중 백신 안전과 관련해 눈에 띄는 대목은 이랬다. 

▲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백신 수급 및 접종 관련 계획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먼저 현재 정부가 확보한 백신은 전세계적으로 안전성과 효과성이 인정되어 접종 중입니다. 75세 이상 접종효과 분석 결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00%, 화이자 백신 93.2%로 백신효과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요양병원, 요양원 등의 어르신과 종사자 예방접종이 마무리되어감에 따라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비율과 치명률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즉 위중증 환자비율은 지난 해 12월 3.3%에서 올해 3월 1.6%로, 같은 기간 치명률은 2.7%에서 0.5%로 대폭 감소하였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정부 대응을 지속적으로 소개해 온 여준성 보건복지부장관 정책보좌관 또한 25일 “화이자 2천만명분 추가 확보는 단순한 백신 확보 이상을 갖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라며 이런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아직도 의심의 눈초리로 정부의 약속을 의심하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많이 수그러든 것 같습니다. 또, 그동안 정부가 상반기 1,200만명 접종 /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를 제시했었는데, 어제 9월 5천 만 명 접종이라는 추가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그만큼 백신 확보에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접종속도도 더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입니다. 더 이상 백신 수급과 관련한 논란이 없기를 바랍니다.”

국민들의 과도한 불안감 조장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이와 관련, 정 총리는 2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혹시 후반기에 (백신이) 너무 과도하게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그런 걱정까지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모두 보수경제지를 중심으로 그간 줄기차게 제기해 온 ‘백신 불안’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백신 추가 확보를 접한 일부 방역 전문가들은 정부의 ‘11월 집단 면역’ 조기 달성을 점치기도 했다. 반면 그 반대편엔 정부의 차질 없는 백신 수급과 접종 계획 이행, 방역 및 접종인 인력 지원 등을 주문하고 나섰다. 일리 있는 주장일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이후 언론의 반응은 천편일률이란 표현이 아깝지 않았다. 화이자 추가 백신 도입 소식이 전해진 24일 오후, ‘반짝’ 긍정적인 보도가 이어졌다.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화이자 백신에 대한 불안을 증폭시키는 기사들이 줄을 이었다. 그에 앞서 먼저 한 목소리를 냈던 26일자 주요 일간지들의 사설 제목을 먼저 보자. 

<백신 추가 확보, 차질 없는 도입으로 이어져야> (서울신문)
<화이자 백신 추가 계약, 실제 공급으로 이어져야> (한국일보)
<화이자 백신 추가 계약, 다행이나 안심하기 이르다> (국민일보)
<화이자 백신 추가 계약… 공급·접종 속도가 관건이다> (세계일보)
<수급 숨통 튼 백신, ‘적기 공급’ 힘쓰고 소모적 논쟁은 그치라> (경향신문)
<한숨 돌린 백신 수급, 넘어야 할 고비 많이 남았다> (한겨레)

우선 약속이나 한 듯, ‘조중동’은 관련 사설을 내놓지 않았다. 정부 잘 하는 꼴은 아예 언급조차 하기 싫다는 기존 논조의 반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나마 여타 일간지들이 ‘안심하긴 이르다’거나 ‘앞으로가 중요하다’는 논조를 유지할지언정 화이자 백신 추가 확보를 사설로 다룬 것을 안도해야 할 지경이랄까. 

‘조중동’ 사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물론 가만있을 보수경제지들이 아니었다. 25일 오전부터, <화이자 접종 80대 여성 2명 사망신고…누적 기준 58건>, <화이자 백신 접종 70대 아파트 경비원 사망…당국, 사인 조사>와 같은 기사들이 연이어 쏟아졌다. 

사망자 모두 노인시설 이용자이거나 사인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사망자였다. 하필 정부가 화이자 백신 추가 계약을 발표한 다음날 ‘화이자 백신 접종 사망자’ 기사가 쏟아진 것이다. 그간 ‘화이자 백신은 좋은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나쁜 백신’ 논조를 유지하던 언론들이 아니나 다를까 화이자 백신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논조로 돌아섰다고나 할까. 이를 반영하는 ‘중앙’발 기사를 소개하자면 이러했다. 

“그렇다고 화이자가 100% 안전한 백신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부작용 없는 약은 없듯이 부작용이 없는 백신은 없다’며 ‘화이자를 포함해 어떤 백신도 현재로써는 부작용 가능성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화이자 백신도 20만~30만 명 중 한 명꼴로 부작용(아낙필라시스)이 발생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아낙필라시스는 접종 30분여 후 호흡곤란·흉통·혈압저하 등 급성으로 발생하는 일종의 쇼크 증세다. 김 교수는 ‘다만 아낙필라시스는 예측과 치료가 가능한 부작용이라면, 혈전증은 예측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25일 오후 포털에 출고된 해당 <중앙일보> 기사의 제목은 <2000만명분 더 오는 화이자, 혈전 부작용 없지만 쇼크 가능성>이었다. 정작 기사 내용은 “화이자 백신은 이 같은 부작용 논란에서 벗어나 있다”는 논조가 주를 이뤘지만 제목은 마치 화이자 백신에 새로운 부작용이 발견된 것과 같은 뉘앙스를 전달한 것이다. 

정부의 화이자 백신 수급 계획 발표 직후, 포털 다음을 중심으로 ‘언제쯤 화이자 까는 기사 나올지 궁금하다’는 댓글들이 주를 이뤘다. 네티즌들의 예측에 <중앙일보>가 정확히 부응했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해당 기사에 달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의 내용은 이랬다. 네티즌의 눈들이 이토록 날카롭다. 이쯤 되면, 홍 총리대행이 담화문에서 “국민께 과도한 불안감을 초래”한다고 지적한 “일각”은 바로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경제지와 언론들을 지칭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국내에서 제일 먼저 물량 확보한 아스트라제네카 부작용을 보도하며 날마다 백신 위험 떠들어대더니 그 다음에는 안전한 백신 확보 안 했다고 K 방역에 취해 국민안전은 뒷전인 무능한 정부니 뭐니 날마다 기사 올려 정부에 대한 불신 조장과 신뢰를 흔들어 민심이반을 조장하고, 사회불만 세력들이 날뛰도록 부추겨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휘되어도 이길까 말까한 바이러스 싸움을 흔들더니 이제 정부가 화이자 백신을 가까스로 추가 확보하니 이젠 또 화이자도 안전한 백신이 아니라고 기사 쓰네.” 

하성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