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창업가⑧]전태균 에스아이에이(SIA) 대표
쎄트렉아이 자회사로 18년 창업, 외부 투자 20억 유치
미국 국방부 주최 AI 대회 세계 5위, 직원 40명 '급성장'

전태균 에스아이에이(SI Analytics) 대표가 지난해 미국 국방부에서 개최한 인공지능(AI) 경진대회에서 5위를 기록한 사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전태균 에스아이에이(SI Analytics) 대표가 지난해 미국 국방부에서 개최한 인공지능(AI) 경진대회에서 5위를 기록한 사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인한 기자]
지난 2016년 여름 쎄트렉아이 대전 본사. 임직원 30여 명이 대회의실에 모여 발표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등장한 전태균 박사. 쎄트렉아이가 우주에서 촬영한 영상을 인공지능(AI)으로 보정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세미나가 끝난 뒤에는 질문이 빗발쳤다. AI가 우주 분야에 접목됐을 때 펼쳐질 가능성부터 한계까지 1시간 넘는 토론이 이어졌다.

전태균 박사에겐 생소한 경험이었다. AI 열풍이 불던 시기였던 터라 대기업이나 대학·연구소 요청으로 AI 주제 발표가 많았다. 그러나 대개 형식적 반응이 대다수였지만, 쎄트렉아이에선 우주와 AI 접목 방식을 절박하게 묻고 있었다. 전태균 박사는 쎄트렉아이 구성원이 우주에 미친 모습만 보고 회사에 합류했다고 한다. 쎄트렉아이는 AI로 미래를 대비할 신기술개발팀을 신설했고, 2년 뒤인 2018년 7월 자회사 에스아이에이(SI Analytics)가 창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전태균 대표(39)는 SIA 창업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처음으로 드는 생각이 '이 사람들 우주에 미쳐있구나' 느껴졌어요. 대체 어떤 사람들이길래 이런 열정을 가지고 질문하는지 궁금했습니다. 당시 세미나에서 AI와 위성 영상 접목에 회의적인 분들도 계셨죠. 그때 오히려 한계는 있지만 진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이 기업에 오면 재미난 도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욕구가 솟구쳤고 그렇게 쎄트렉아이와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웃음)" 
 
◆구글·아마존 입사 제의 뿌리치고 쎄트렉아이行 
 

전태균 에스아이에이(SIA) 대표는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과의 만남을 우주와 인공지능(AI)를 접목한 계기라고 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전태균 에스아이에이(SIA) 대표는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과의 만남을 우주와 인공지능(AI)를 접목한 계기라고 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전태균 대표는 GIST(광주과학기술원)에서 컴퓨터공학 석·박사를 받았다. 2017년 4월에는 구글 개발자 전문가(Developer Expert)로 선정되며 구글로부터 지원을 받기도 했다. 구글이 주최하는 연례 세미나에 참석해 전 세계 개발자들과 교류하고 AI 동향을 공유했다. 전 대표는 구글과 아마존으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이를 뿌리쳤다고 한다. 

"대기업에 속한 전태균 보다는 아무도 시도 못 하는 유일함을 추구하는 전태균이 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찰나에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님과 만나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우주가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쎄트렉아이 입장에선 AI를 활용한 비즈니스가 국내에선 아무도 시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초창기 많은 지원을 해주셨죠. 저는 입사 목적 자체가 퇴사(창업)였고, AI를 활용해 우주에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전 대표는 쎄트렉아이 신기술개발팀에서 1년 반 동안 AI로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할지, 고객은 누구인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지 고민했다고 한다. 초기에는 쎄트렉아이 지원이 컸지만 이젠 자립한 기업이 됐다. SIA는 2019년 11월 메디치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SIA는 AI 기반 위성·항공 영상을 분석하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국방, 감시 정찰 분야에서 AI와 딥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이 분야는 그동안 수작업을 통해서 위성 영상 분석이 이뤄졌다. 예컨대 북한에 지형이 변할 경우, 전문가가 일일이 지형을 보고 분석했다. 그러나 SIA 서비스를 활용하면 AI를 활용해 지형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SIA는 지난해 미국 국방부가 주최한 AI 경진대회에서 재난 재해 이전·이후 지형을 AI로 분석하며 전 세계 5위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주최한 인공지능(AI) 경진대회에서 세계 5위를 기록한 사진. [사진=SIA 제공]
미국 국방부에서 주최한 인공지능(AI) 경진대회에서 세계 5위를 기록한 사진. [사진=SIA 제공]
◆전태균 대표, 한계는 성장 기폭제

"우주는 제가 평생을 바쳐도 정복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구 전체를 다루는 데이터, 국내에선 아무도 해보지 못한 분야라는 점은 특별했습니다. 특히 위성 영상으로 북한을 보고 AI로 분석한다면 다른 나라 스타트업이 가질 수 없는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전 대표는 한계를 성장 기폭제로 삼았다. SIA는 창업 초기 인재 영입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어려움도 돌파해나갔다. 지역에 눈을 돌렸고,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 학생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학생들은 현재 소프트웨어 개발 중심축을 맡고 있다. 군 분야에서 20년 이상 경험을 쌓았던 60대 전문가도 영입했다. 현재 SIA 직원은 40명이 넘는다. 10대부터 60대까지 세대를 초월한다.

SIA는 실패를 통한 빠른 학습을 지향한다. AI 분야는 실패를 많이 할수록 모델이 견고해지는 이유에서다. "우주, 위성 분야는 한치의 용납을 하지 않아요. 작은 오류도 있어선 안 되는 엄격한 분야입니다. 그러나 AI 분야는 오히려 실패를 더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실패를 많이 하라고 권장하고, 그 실패를 공유하는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그간 어떤 실패를 겪었는지, 그리고 그걸 내부에 공유해 어떻게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성공시킬 수 있는지를 지향합니다."

SIA는 실패와 함께 기록도 중시한다. SIA는 전산 시스템에서 실패 사례를 공유하고, 기술 블로그를 통해 외부 동종 업계 전문가들에게도 실패 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기록 없는 실패는 그저 실패일 뿐이며, 실패를 통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전 대표는 쎄트렉아이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주 위성·통신 분야 개척을 위해 의기투합한 움직임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나아가 SIA도 개척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다. 전 대표는 "국방 분야에서 1%는 사람이 보더라도 나머지는 AI가 99% 보고 정보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국방 분야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AI를 활용해 기상, 농업, 경제, 물류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전태균 에스아이에이(SIA) 대표와 구자명 에스아이에이 책임연구원. 구 책임연구원은 창업 초기부터 전 대표와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고 고도화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전태균 에스아이에이(SIA) 대표와 구자명 에스아이에이 책임연구원. 구 책임연구원은 창업 초기부터 전 대표와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고 고도화했다. [사진=김인한 기자]
 

◆에스아이에이(SI Analytics)

에스아이에이(SI Analytics)는 2018년 7월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쎄트렉아이(Satrec Initiative)는 2017년 1월 신기술개발팀을 신설하며 미래 우주산업 대비에 나섰고 쎄트렉아이 자회사 SIA가 창업할 수 있도록 했다. SIA는 인공지능(AI) 기반 위성·항공 영상 분석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현재 국방·감시 정찰 분야에서 AI와 딥러닝 기반 분석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 AI와 위성 영상을 활용해 기상, 농업, 물류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설립: 2018년 07월
▲투자: 2019년 11월 - 2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메디치인베스트먼트)
▲특징: 2020년 04월 - 미국 국방부 주최 인공지능 경진대회 세계 5위 기록
▲위치: 대전광역시 유성구 엑스포로 441
▲문의: 042-330-6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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