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로 유명한 이와이 순지(이와이 슌지) 감독이 또 한번 첫사랑과 편지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디지털과 SNS가 일상이 된 시대,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이야기로 묵혀뒀던 설렘을 끄집어낸다.

# 1PICK : 섬세하고 아름답게...22년 지나도 여전한 '이와이 순지 감성'

'라스트 레터'는 닿을 수 없는 편지로 그 시절, 전하지 못한 첫사랑의 기억과 마주한 이들의 결코 잊지 못할 한 통의 러브레터다. '러브레터'로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은 이와이 순지 감독의 신작이다. 

특유의 감성을 자극하는 연출이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아날로그 감성이 한껏 담겼다. 필름카메라, 책, 손편지까지. 보고 있노라면 절로 마음이 힐링되는 기분이다. 여기에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일본의 시골 풍경, 감성을 끌어올리는 음악과 따스하고 섬세한 연출이 또 한번 설렘을 유발한다. 

모두가 그리워하는 첫사랑 미사키와 그의 딸 아유미를 1인 2역으로 소화한 히로세 스즈, 마찬가지로 미사키의 동생 유리와 그의 딸 소요카를 연기한 모리 나나의 연기가 돋보인다. 첫사랑을 마주하는 순수함이 스크린 너머로 전해져온다.

# 2PICK : 다른 시공간 '삼각 러브레터'...비대면 소통이 주는 긴장감

편지를 주고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의외로 높은 긴장감을 자아낸다. 유리(마츠 타카코)는 죽은 언니 미사키인 척 첫사랑 쿄시로(후쿠야마 마사하루)에게 소소한 편지들을 보낸다. 쿄시로 역시 자신의 첫사랑이던 미사키에게 답장을 쓴다. 그런데 그 답장을 받는 건 미사키의 딸 아유미(히로세 스즈)와 유리의 딸 소요카(모리 나나). 두 사람 역시 미사키인 척 쿄시로와 편지를 주고 받는다.

의도적으로 텐션을 끌어내려 하진 않는다. 자연스럽게 삼각 러브레터가 주는 불안이 몰입도를 높인다.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오가며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지 따라가며 보는 재미가 있다.

# 3PICK : 첫사랑=편지=추억, 마냥 머물러있기 보다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유리와 쿄시로는 고교시절을 떠올린다. 쿄시로는 아직 미사키를 잊지 못하고 있다. 유리 역시 쿄시로에 대해 품었던 마음이 다시금 되살아난다.

편지를 통해 소환된 첫사랑의 추억. 하지만 추억을 현재로 끌고와 변화시키려 하지는 않는다. 그때의 일을 하나씩 정리해보며 지금의 '나'는 한 단계 성장해갈 뿐이다. 과거 아픔에 머물러 있기보다 이를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첫사랑, 추억을 더 아름답게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닐까. 러닝타임 2시간, 전체관람가, 2월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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