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메신저를 넘어 국민플랫폼을 꿈꾸는 카카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2019년 카카오의 매출은 3조원, 지난해는 4조원에 달했다. 올해는 5조원을 넘볼 기세다. 이에 증권가도 연일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어느덧 주당 60만원까지 내건 증권사도 등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카카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0배를 상회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560억원, 당기순이익은 1671억원에 불과하다. 단순 국민메신저 하나로 시가총액 43조원을 설명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이에 2021년 카카오의 핵심 성장 키워드를 세가지로 추려봤다. 


1. 광고판부터 선물하기까지…'톡비즈' 매출 50% 더 뛴다 

카카오는 올해 톡비즈의 매출 성장률을 전년동기대비 50% 이상으로 책정한 상태다. 톡비즈는 쉽게 말해 카카오톡 내에서 돈을 버는 비즈니스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톡 내 광고판인 '비즈보드(톡보드)'가 손꼽힌다. 현재 비즈보드의 일매출은 약 10억원 규모.  

카카오는 카카오톡 메신저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을 통해 쇼핑을 즐기고 선물을 나누는 카카오커머스 ▲포털 다음 ▲웹툰·웹소설을 즐기는 카카오페이지 ▲택시와 대리운전을 호출하는 카카오모빌리티 ▲핀테크 서비스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B2B 솔루션을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국내 최대 PC-모바일게임 유통사 카카오게임즈 ▲국내 1위 음원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카카오TV와 영화, 드라마 등 엔터사업을 총괄하는 카카오M 등 수많은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다.

엄청난 트래픽을 바탕으로 각각의 영역에서 자리 잡은 카카오 서비스 모든 곳에 광고판이 붙는다면 성장률 50%의 꿈도 허언이 아니다.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비즈보드 광고에서 카톡채널, 커머스까지 선순환 고리가 강화되고 있음을 감안시 50% 매출 성장률의 근거는 충분하다"며 "샵탭/페이지/카카오T향 비즈보드 광고 인벤토리 확대, 구매/예약 등 서비스 확장으로 매출과 이익의 동반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카카오커머스
사진 = 카카오커머스

 


2. 돈 못 버는 카카오택시 안녕...모든 사업에 돈이 돈다

카카오의 다양한 신사업 중 유일하게 수익화에 애를 먹고 있는 부문이 바로 모빌리티다. 카카오택시 이후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적자가 이어져온 상황.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해 4분기 카카오T블루 택시수는 전분기비 3000대 가량 급증하며 누적 1.6만대를 넘어섰다. 올해는 비즈니스택시, 주차서비스 출시 등 영역 확장 기반 매출이 급증할 전망이다.

막대한 마케팅비로 돈 먹는 하마로 불렸던 핀테크 비즈니스 또한 올해 예상 페이거래액이 100조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수익성 높은 비송금거래액 증가로 카카오페이 전체의 이익률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특히 올해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등 주요 자회사의 상장 이벤트가 줄줄이 예고된 상황이다. 상장을 통해 숨겨져 있던 카카오 주요 자회사들의 기업 가치가 시장에 드러나며 카카오 전체 기업 가치 상향이 이뤄질 전망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기존 적자 자회사에서 수익모델 적용이 본격화되며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는 중"이라며 "이들 자회사는 3분기 영업 흑자 전환에 이어 4분기 마케팅 증가에도 소폭의 적자만을 기록했으며, 올해 연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요 자회사 수익성 개선으로 올해 카카오의 예상 영업이익은 85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진 = 카카오모빌리티
사진 = 카카오모빌리티

 


3. 승리호 알지? 韓 1위 한류 제작사 3월 띄운다  

기존에 잘 벌던 톡비즈가 더 잘 벌고, 못 벌던 신사업이 자리잡는 것 외에도 카카오에겐 '한류'라는 비장의 무기가 또 있다. 카카오는 오는 3월 중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의 합병법인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띄울 예정이다. 무엇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글로벌 사업이 확장되며 또하나의 멀티플이 생성될 공산이 크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한축을 담당하는 카카오페이지는 웹툰, 웹소설을 중심으로 한 IP비즈니스를 주도하며 대한민국의 '스토리 엔터테인먼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왔다. 2014년 '기다리면 무료'라는 혁신적인 BM을 통해 시장의 유료화를 이끌어냈으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16개의 자회사 및 관계사 네트워크를 구축해 약 8500개의 원천 스토리 IP를 보유한 국내 최대의 IP사로 자리매김했다. 

 

사진 = 카카오페이지
사진 = 카카오페이지

 

국내 대표 한류 엔터사 카카오M의 경우, 국내 굴지의 배우 매니지먼트 7개사와 다양한 개성과 음악 색깔을 가진 레이블 4개사를 비롯해 다수의 드라마·영화·공연 제작사를 산하에 두고, 모바일부터 TV, 스크린, 라이브 영역까지 모든 플랫폼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음악·영상 콘텐츠의 기획, 제작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음원 투자 유통 점유율을 바탕으로 연간 1200개 이상의 타이틀을 발매하고 있으며, 싱어송라이터와 글로벌 아이돌을 비롯해 프로듀서, 작곡가, 래퍼 등까지 멀티 레이블의 장르와 영역을 지속 확대하는 등 음악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또한, 작가, 감독 등 80여명의 톱 크리에이터, 150여명의 스타 배우들을 중심으로 산업내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영상 콘텐츠 기획, 제작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새로운 합병법인은 양사가 축적한 IP 비즈니스 노하우와 역량을 기반으로, 엔터테인먼트 전 분야에 걸쳐 콘텐츠 IP의 확장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허제나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오리지널 콘텐츠 기반 글로벌 IP 유통거래액이 늘어나고 있고, 카카오M은 원천IP를 내재화하며 글로벌 콘텐츠 제작/유통사로서 역량 강화가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강력한 슈퍼 IP의 기획-제작을 통해 중장기 플랫폼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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