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운용 유니슨 투자 평가익 4배 잭팟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보미 기자
입력 2020-12-31 00:1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종합에너지그룹 삼천리 자회사인 삼천리자산운용이 사모펀드로 사들인 풍력발전기업 유니슨으로 잭팟을 터뜨렸다. 유니슨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풍력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며 한국판 그린 뉴딜 수혜주로 떠올랐다. 풍력 시장 성장에 힘입어 국내 2개밖에 없는 풍력터빈 업체 중 하나인 유니슨 성장성은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9억에 산 지분 평가액 744억원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천리자산운용의 사모펀드 '비에스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의 특수목적법인 아네모네를 통해 투자한 유니슨 지분 가치가 넉달 만에 3.9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아네모네는 지난 8월 25일 유니슨 지분 13.9%(1551만23주)를 198억원에 인수했다. 1주당 1278원꼴에 매입한 것이다. 이후 유니슨 주가는 한국판 그린뉴딜 핵심 수혜주로 떠올라 코스닥 시장에서 이날 종가 기준 4900원으로 인수 주가보다 283% 뛰었다. 인수 지분가치를 현재 주가로 단순 환산하면 744억원이 넘는다.

유니슨은 1세대 풍력발전기업으로 1999년 불모지나 다름없던 풍력발전산업에 진출해 국내 최초(영덕풍력)·최대(강원풍력)의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 신재생에너지 전문업체다. 다만 육상풍력 입지규제와 업황 악화로 성장 한계에 직면해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단 한 차례(2017년)만 빼고 순손실을 냈다. 적자가 쌓이면서 결손금도 올해 3분기 기준 428억원에 달하고 있다.

분위기 반전은 전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전환 바람과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이 이끌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풍력발전 설비를 16.5GW 규모로 확충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말 기준 풍력발전 설비가 1.6GW에 불과했다는 것에 비하면 10년 안에 10배 이상 키우겠다는 것이다. 덕분에 유니슨은 오미산풍력 발전단지 공급을 비롯해 최근 넉달 사이에만 5건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계약금만 2114억원에 달한다. 이는 회사의 지난해 말 기준 한 해 매출액(759억원) 대비 179%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 최대주주 日 도시바 600억 손실 엑시트

유니슨 전 최대주주인 일본 종합전기업체 도시바는 6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투자를 철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시바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재생에너지 사업 확대를 표방하며 유니슨전환사채(CB)에 400억원을 출자했다. 이듬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39억원을 추가 투입했고, 산업은행·하나은행·한국수출입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291만주를 200억원에 사들인 것까지 감안하면 유니슨에 들어간 돈은 총 84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풍력발전 업황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고, 이런 와중에 도시바가 무리해서 인수한 미국 원전회사 웨스팅하우스가 부도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대주주인 도시바가 더 이상 유니슨에 재무적인 지원을 하기 어렵게 됐을 뿐 아니라 자회사 구조조정까지 들어가게 된 것이다. 비교적 사업 비중이 작은 유니슨 매각은 올 초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예견된 그린 뉴딜 호재에도 유니슨을 팔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래도 도시바의 엑시트는 유니슨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오랜 적자로 재무 구조가 악화됐음에도 기대하기 어려웠던 대주주 지원을 새로 기대할 수 있게 돼서다. 더욱이 그린 뉴딜로 국내 풍력발전 시장에 새로운 모멘텀이 생긴 상황에서 '일본계 기업' 꼬리표를 뗀 것도 업계에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유니슨을 인수한 삼천리 자산운용의 사모펀드는 국민연금이 대부분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업체인 도시바가 대주주인 회사에서 사실상 국민기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 펀드는 기업을 인수해 중장기에 걸쳐 턴어라운드시킨 뒤 전략적 투자자들에게 재매각하는 것을 목적으로 조성돼 업계에서는 유니슨이 제대로 된 국내 투자자를 만나 새로운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됐다고 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