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

▲ PD수첩 화면 캡처. (사진=MBC 홈페이지)

[뉴스웨이브] 김기덕 영화감독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이후 영화계의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현지시간으로 11일 발트 지역 언론 델피는 김기덕 감독이 11(현지시간) 라트비아 현지 병원에서 코로나19가 악화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영화계에서는 추모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며 평가가 엇갈렸다. 12일 영화 기생충자막을 영어로 번역한 달시 파켓은 SNS에 김 감독 사망에 대해 “2018년 그의 성폭력 의혹이 TV 프로그램을 통해 보도된 이후 나는 학교 수업에서 그의 영화에 대해 가르치는 걸 중단했다면서 만약 누군가 사람들에게 그토록 끔찍한 폭력을 행사한다면 그를 기리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 영화계는 김 감독의 사망에 대해 침묵을 하며 쉽사리 추모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일부 평론가들은 추모 분위기에 선을 긋고 나섰다. 아일랜드 출신 평론가 피어스 콘란은 그가 촬영장에서 저지른 끔찍한 행동을 언급하지 않은 채 위대한 예술가의 죽음이라는 애도가 쏟아지는 것을 보고 슬펐다고 했다. 평론가 박우성도 대개의 죽음은 애도의 대상이지만 어떤 경우엔 또 다른 가해가 된다고 말했다.
 
반면 부산국제영화제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SNS김기덕 감독이 코로나19로 타계했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들었다. 발트 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 만인 오늘 사망했다고 한다. 한국 영화계에 채울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이자 슬픔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영화 신과 함께를 제작한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도 참 외롭게 가시네요. 인사동 막걸리가 마지막이었네요. 기덕이 형 잘 가요라며 추모의 메시지를 남겼다.
 
김 감독은 2년 전 성폭력 증언이 쏟아진 이후 국내 활동을 중단하고 키르기스스탄 등 해외에서 주로 활동했다. 라트비아에 집을 구입하고 영주권을 취득할 계획이었던 김 감독은 11일 코로나 합병증으로 리가의 대학병원에서 사망했다.
 
그는 생전 명과 암이 뚜렷했다. 1996년 영화 악어로 데뷔한 그는 베네치아, 베를린, 칸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본상을 받은 유일한 한국 영화인이다.
 
2004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감독상), 같은 해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 2011년 칸 영화제에서 아리랑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는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작품상)을 받고 이 외에도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졌다.
 
반면 김 감독은 2018년 미투 폭로가 한창이던 때 여배우·스태프에게 성적인 행위를 강요하고 폭력을 휘둘렀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비판을 받았다. 그는 2017년 영화 촬영현장에서 영화배우 A씨를 폭행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후 김 감독은 A씨 등 3명의 여배우와 관련된 폭력 및 성폭력 의혹을 보도한 MBC ‘PD수첩을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해 지난 11월 항소했다.
 
한편, 주라트비아 한국 대사관은 유족이 장례를 위임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으며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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