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미국, 글로벌 시가총액 54.3% 차지…일본 황금기 1987년 전세계 1위로
미국 '닷컴버블'과 이어진 글로벌 금융위기, 4~8조달러 급감
2010년 이후 중국의 부상, 2019년 기준 일본 1.3배 '글로벌 2위'
한국 1988년 이후 글로벌 호황기, 2006년까지 시총 8.8배 증가


톱데일리 김성화 기자 = 코로나19 속에서도 주식시장은 뜨겁다. 이제는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해외 증시까지도 눈여겨보는 개미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개미들은 과거 사례 속에서 뜨거웠던 주식시장에 순식간에 한파가 찾아오기도 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검은 ㅇ요일'이 언제라도 되풀이 될 수 있는 게 현대 사회에서의 주식시장이다.


월드뱅크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2018년 기준 68조6504억7642만달러다. 한화로 7경5996조774억원 정도로 상장기업수는 4만3342개, 기업당 평균 시총이 1조7534억원이다.


단연코 미국 주식시장이 압도적이다. 2018년 기준 미국 증시 시가총액은 30조4363억달러로 전세계 시총의 44.3%를 차지한다. 월드뱅크 조사 자료에 처음 미국이 등장하는 1980년만 해도 이 비율은 54.3%에 달했다.


전세계 시총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4년 49.7%에서 1989년 29.7%까지 급락한다. 이는 미국이 침체된 게 아닌 일본의 위엄이었다. 1980년 3792억달러였던 일본의 시총은 1987년 2조7263억달러로 2조5000억원이었던 미국을 넘어섰다. 이어 1988년 미국의 시총은 3조4000억달러, 일본은 4조3000억달러다. 미국 시총이 2000억달러 늘어나는 사이, 일본의 시총은 무려 1조달러가 증가했으며 전세계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국이 29.8%, 일본이 40%로 크게 역전됐다.


일본의 증시는 플라자합의로 대표되는 미국의 견제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하락하기 시작한다.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1992년 2조2348억달러로 1970년대 수준으로 회귀했다.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0%로 주저 앉았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일본 견제에 성공한 미국 증시는 1995년부터 급상승한다. '닷컴버블'이다. 대표적으로 AOL(America Online, Inc.)은 타임워너와 인수 직후 2000년 1월 시총이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하지만 새로운 천년의 시작과 함께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다. 2000년 15조1077억달러였던 미국 시총은 2002년 11조544억달러로 1/4 이상이 허공에서 사라졌다. 1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던 미국 증시는 2007년까지 또 다시 급상승했지만, 이번엔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쳤다. 미국 증시는 2007년 19조9222억달러에서 2008년 11조5902달러로 40% 이상 시총이 급추락하는 경험을 불과 몇 년새 또 다시 경험했다.


이후 미국 증시는 5년 만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 사이 일본은 2016년에야 1980년대 시총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일본이 부진한 사이 부상한 건 중국이다. 중국의 시총은 전세계적으로 닷컴버블이 불러 올때 까지도 그리 눈여겨볼 수준이 아니었다. 월드뱅크 조사에 중국이 처음 등장하는 2003년 중국 시총은 5129억달러로 미국이나 일본보다는 우리나라(3294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2006년에서 2007년 한 차례 급상승으로 일본을 따라잡은 중국 증시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새로운 평균점을 찾아가는 듯 했다. 그러다 2014년 갑작스런 상승세를 보이며 일본과의 격차를 벌려 나갔다. 지난해 기준 중국 시총은 8조5155억달러로 일본(6조1910억달러)의 1.3배 규모다.


중국의 성장은 2000년대 이후 진행한 시장개혁 정책의 효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1년 WTO에 가입한 중국은 국유기업 독점산업에 대한 민간기업 진출과 투자 장려 조치 시행하면서 대내외 증권투자기관의 자격과 투자규모 제한조치를 완화한다.


이어 2010년대 들어 시진핑 주석이 등장하고 '중국제조 2025'로 대변되는 산업 정책과 함께 ▲홍콩-상하이간 주식교차매매 허용 ▲해외기관투자자의 투자한도 상향 등 외국 투자자본 접근성 제고 조치도 함께 이루어졌다. 중국의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도 2010년대 이후 중국 증시가 성장하는 시기에 등장한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그래픽=김성화 기자


우리나라 증시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추세를 따라간다고 볼 수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를 제외하면 2000년대 초 IT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미국 추세를 고스란히 닮아가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 증시의 특징은, 경제호황기이던 198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미국이나 일본보다 거래주식 회전율이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회전율'(Turnover Ratio)은 일정 기간 주식 거래량을 상장주식 총수로 나누어 구하며, 주식을 사는 사람도 많지만, 매입 후 매도까지 기간이 짧다는 걸 의미한다. 1988년 90%였던 우리나라 거래주식 회전율은 IMF 외환위기가 찾아온 1997년 407%까지 오른다. 또 2006년에는 160%,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252%를 기록했다.


이 시기에 해당하는 1988년부터 2006년 사이 우리나라 시총은 943억4832만달러에서 8344억428만달러로 8.8배가 증가한다. 이 기간 글로벌 시총이 평균 3.4배 늘어났음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증시 성장세가 매우 가파르다.


미국도 닷컴버블 직전 100% 미만이던 회전율이 1999년 127%, 2000년 197%까지 올랐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도 100%대에서 2007년 215%까지 급증했다.


반대로 일본은 증시가 급증하던 1980년대에도 거래주식 회전율이 그리 높지 않았다. 다만 통상의 수치가 한국이나 미국보다 낮다. 일본의 거래주식 회전율은 1980년 47%에서 1987년 73%까지 오르다 1992년 26%까지 떨어졌다.